토네이도가 쓸고 간 미국 켄터키주 한 가정의 가족사진이 250㎞ 떨어진 인디애나주까지 날아갔다./케이티 포스튼 페이스북
인디애나주 뉴 올버니에 사는 케이티 포스튼(30)은 11일 아침 자신의 차량 앞유리에 꽂힌 쪽지 한 장을 발견했다. 뭔가 들여다보니 쪽지가 아닌 웬 오래된 가족사진이었다. 그는 “줄무늬 여름 원피스를 입고 스카프를 두른 어머니가 무릎 위에 아들을 앉히고 찍은 흑백 사진이었다. 사진 뒷면엔 ‘거티 스왓첼과 J.D. 스왓첼 1942’이라고 필기체로 적혀 있었다”고 밝혔다.
아니나 다를까, 사진은 이번 토네이도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켄터키주의 한 가족 소유였다. 포스튼은 “SNS로 수소문한 끝에 반나절 만에 사진의 주인을 찾았다. 켄터키주 도슨 스프링스에 사는 콜 스왓첼이라는 남성이 연락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켄터키주 메이필드시 양초공장 붕괴 현장에서 구조당국이 매몰자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AP연합뉴스
미국 중남부를 쑥대밭으로 만든 이번 토네이도로 특히 켄터키주에서 큰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토네이도가 양초공장을 휩쓸면서 근로자 110명이 매몰됐는데, 현재까지 구조된 사람은 40명 남짓이다./EPA연합뉴스
켄터키주 사진을 인디애나주까지 휩쓸고 간 토네이도는 그 규모와 위력 면에서 미국 역사상 최악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토네이도는 무려 402㎞ 구간을 이동하며 막대한 피해를 일으켰다. 토네이도가 이렇게 긴 구간을 이동하며 한 번에 5개주 이상을 강타한 건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만약 여러 개의 토네이도가 아닌 단일 토네이도가 피해를 준 것이라면 1925년 이후 가장 긴 거리를 이동한 토네이도가 된다. 1925년 발생한 토네이도는 미주리·일리노이·인디애나 등 3개주 352㎞를 관통하며 695명의 사망자를 냈다.
11일(현지시간) 토네이도로 폐허가 된 미국 켄터키주 메이필드시에서 한 70세 주민이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무너진 집 앞에 앉아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