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총회서 부결 관측 나와..약사법 개정 난항 예상
대한약사회가 최근 감기약·소화제 등 가정 상비약의 약국외 판매를 수용했으나 내부 이견과 반발 때문에 입장을 다시 뒤집을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이에 따라 약사회와의 합의를 바탕으로 다음달 국회에서 약사법 개정안을 처리하고 8월부터 약국외 판매를 시행하려던 정부 계획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졌다.
약사회는 오는 26일 총회를 열어 약국외 판매에 대한 회원들의 의견을 듣고 최종적으로 수용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24일 밝혔다.
앞서 지난해 말 약사회는 약국외 판매 방안을 전향적으로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이후 약사계 내부에서 “집행부가 보건복지부와 협의를 진행할 때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소수 임원이 무단으로 발표를 강행했다”는 성토가 이어지자 직접 대의원들의 뜻을 듣고 입장을 정리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한 것이다.
총회에는 대의원 350명이 참석하며, 토론에 이어 표결로 약국외 판매에 대한 약사회의 공식 입장이 결정될 전망이다.
의결 기준은 과반수 출석에 과반수 찬성이나, 현재 분위기로는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특히 경기도 지역 회원들의 저항이 거센 것으로 알려졌다.
약사회 관계자는 “지난해말 집행부가 약국외 판매 수용 입장을 밝히고 복지부에 전달했지만, 이에 동의하지 않는 회원들이 많아 총회를 통한 표결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표결 결과를 예단할 수는 없지만 회원들의 반발이 생각보다 훨씬 큰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만약 이번 총회에서 약국외 판매를 거부하는 쪽으로 입장이 정리될 경우, 약국외 판매를 위해 정부가 추진 중인 약사법 개정이 다시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약사회가 “국민 편익을 무시한다”는 여론의 질타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해 10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 83%가 가정상비약의 약국 외 판매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는 지난 9월 상비약의 약국외 판매를 포함한 약사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그 동안 약사회의 반대 등으로 법안을 상정조차 하지 못했다.
이후 약사회가 부정적인 여론을 감안, 지난해말 약국외 판매 수용 입장을 밝히면서 복지부는 약사회와의 협의를 통해 편의점 등 24시간 국민이 접근 가능한 곳을 ‘약국외 의약품 판매금지 규정 예외 장소’로 설정하는 방식으로 다시 약사법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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