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자원개발 다시 나선다…성공불융자 예산 부활할 듯

해외자원개발 다시 나선다…성공불융자 예산 부활할 듯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16-01-18 22:34
수정 2016-01-18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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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유가, 적기 놓쳐선 안 된다” 개발 실패해도 융자금 감면 제도

정부가 다시 해외 자원개발에 나선다. 정부가 올해 전액 삭감한 성공불융자 예산도 부활할 것으로 보인다. 성공불융자란 리스크가 높은 해외 자원개발 비용을 정부 예산으로 기업에 빌려주고 성공하면 돌려받지만 실패하면 감면해 주는 제도다. 이명박 정부 당시 자원개발 부실 논란이 지속됐지만 최근 초저유가 국면이 지속되면서 우리나라도 해외 자원개발 호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해외 자원개발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 주형환 장관은 최근 기자와 만나 성공불융자 예산 삭감과 관련해 “일시적으로 삭감된 상태”라면서 “민간 중심으로 해외 자원개발을 하기 위한 여건을 만들기 위해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지난해 1438억원이었던 성공불융자를 올해는 전액 삭감했다. 주 장관은 앞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도 해외 자원개발에 대해 “보는 시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면서 “내실 있게 정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성공불융자 등을 부활해 민간기업들이 해외 자원개발에 적극 나설 수 있는 여건을 만들겠다는 뜻이다. 현재 산업부는 컨설팅 기관 2곳에 자원개발 개선 관련 연구용역을 맡겼으며, 결과는 다음달 나올 예정이다. 장영진 산업부 에너지자원정책관은 “해외 자원개발에서 민간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성공불융자 제도나 세제, 금융 시스템 등을 어떻게 바꿔 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18일 “검찰 조사를 비롯해 문제가 많다고 해서 제도개선을 전제로 지난해 예산을 반영하지 않았던 것”이라면서 “성공불융자를 대체하는 다른 제도는 검토하고 있지 않으며 산업부 용역 결과를 보고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우리 정부가 해외 자원개발 사업에 책정한 예산은 지난해(3594억원)보다 70% 이상 줄어든 958억원에 그쳤다. 2014년 기준 우리나라의 해외 자원개발 투자액은 일본과 중국의 10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초저유가인 지금이 해외 자원개발의 적기임을 강조하고 있다. 성원모 한양대 자원환경공학과 교수는 “민간기업들이 자원개발 사업에서 철수하고 있어 다시 드라이브를 거는 데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면서 “하루라도 빨리 탐사 등에 대한 예산을 편성해 기업들이 신규 사업에 나서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허은녕 서울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미국 에너지 투자 기업들은 이미 매물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액수의 많고 적음을 떠나 정부가 해외자원융자 예산을 편성하는 시그널만 시장에 줘도 민간기업들의 투자 리스크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2016-01-19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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