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물가 목표 달성에 거듭 실패하고 있는 가운데 연말 소비자물가지수 개편 효과로 목표 상승률인 2%를 달성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5년 새 끊임없이 오르고 있는 주거비가 더 많이 반영된다면 가능한 시나리오다.
김동원 SK증권 연구원은 4일 ‘2016년 물가지수 개편과 투자 아이디어’ 보고서에서 “개편 후 물가지수가 하락했던 과거와 달리 올해는 전·월세 등 주거 관련 지출이 지수에 확대 반영돼 물가지수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5년마다 시대에 맞게 소비자물가지수가 개편된 뒤에는 물가지수로 나타나는 물가 상승폭이 개편 전보다 작아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1991년부터 2011년까지 모두 다섯 차례의 사례를 보면 0.4~0.1% 포인트씩 평균 0.26% 포인트 낮아졌다. 이는 주로 소비자들이 농축산물 등 식료품을 점점 덜 소비함에 따라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줄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개편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김 연구원은 내다봤다. 그 근거로 실제 주거비 상승을 들었다. 김 연구원은 “2003년과 2012년 사이 전체 가계지출에서 2%가량을 차지했던 실제 주거비용이 2013년 이후 빠르게 높아지며 지난해엔 2.9%까지 올라갔다”고 지적했다. 실제 주거비란 전·월세 비용과 주택 수리비 등 거주에 실제 들어가는 비용을 뜻한다. 최근 몇 년 새 전세보증금이 급등하고 자가 보유 비율이 감소하면서 실제 주거비 비중이 커졌다.
오는 연말 확정될 소비자물가지수 내 품목별 비중에서는 이런 변화가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증권가의 관측이다. 늘어난 주거비가 물가지수에 더 많이 반영되면 물가상승 압력이 나타날 수 있다. 김 연구원은 “여기에 유가 상승과 하반기 환율 안정 예측이 더해지면 올 연말에는 전년 대비 물가상승률이 2%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오는 14일 한은이 설립된 이래 처음으로 ‘물가 해명’에 나선다. 최근 몇 년 동안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를 크게 밑도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공개 설명을 의무화했기 때문이다. 고혈압(인플레이션)도 문제지만 저혈압(디플레이션)도 저성장 국면에서는 국가 경제의 큰 난관이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생각에 잠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보고서에 따르면 5년마다 시대에 맞게 소비자물가지수가 개편된 뒤에는 물가지수로 나타나는 물가 상승폭이 개편 전보다 작아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1991년부터 2011년까지 모두 다섯 차례의 사례를 보면 0.4~0.1% 포인트씩 평균 0.26% 포인트 낮아졌다. 이는 주로 소비자들이 농축산물 등 식료품을 점점 덜 소비함에 따라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줄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개편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김 연구원은 내다봤다. 그 근거로 실제 주거비 상승을 들었다. 김 연구원은 “2003년과 2012년 사이 전체 가계지출에서 2%가량을 차지했던 실제 주거비용이 2013년 이후 빠르게 높아지며 지난해엔 2.9%까지 올라갔다”고 지적했다. 실제 주거비란 전·월세 비용과 주택 수리비 등 거주에 실제 들어가는 비용을 뜻한다. 최근 몇 년 새 전세보증금이 급등하고 자가 보유 비율이 감소하면서 실제 주거비 비중이 커졌다.
오는 연말 확정될 소비자물가지수 내 품목별 비중에서는 이런 변화가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증권가의 관측이다. 늘어난 주거비가 물가지수에 더 많이 반영되면 물가상승 압력이 나타날 수 있다. 김 연구원은 “여기에 유가 상승과 하반기 환율 안정 예측이 더해지면 올 연말에는 전년 대비 물가상승률이 2%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오는 14일 한은이 설립된 이래 처음으로 ‘물가 해명’에 나선다. 최근 몇 년 동안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를 크게 밑도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공개 설명을 의무화했기 때문이다. 고혈압(인플레이션)도 문제지만 저혈압(디플레이션)도 저성장 국면에서는 국가 경제의 큰 난관이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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