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면책, 국민부담 책임지지 않겠단 말…청문회 어려우면 국조 추진”금융위, “알고도 지원, 사실 아니다”…“문건 출처도 불분명”
더불어민주당 홍익표(서울 중구성동구갑) 의원은 4일 정부가 대우조선해양의 대규모 분식회계 의혹을 인지하고도 정상화 지원 방안을 결정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홍 의원은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을 앞두고 지난해 10월 22일 열린 청와대 비공개 거시경제정책협의체, 이른바 ‘서별관회의’의 ‘대우조선해양 정상화 지원방안’이란 문건을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문건은 대우조선 현황과 3가지 대안별 검토, 부실책임 규명과 제재 방안, 향후 계획과 기타 참고자료로 구성됐다.
홍 의원은 “문건을 분석한 결과 대우조선 정상화 방안 결정 과정에서 정부의 역할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정부가 대우조선의 회계분식 의혹을 인지하고도 구체적 확인 없이 지원방안을 결정한 것이기 때문에 신뢰할 수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문건 내용 중 가장 큰 문제는 서별관회의가 정상화 업무처리 과정에서 관련 기관 임직원에 대한 면책처리 결정을 내린 점이라고 홍 의원은 강조했다.
홍 의원은 “국책은행을 포함한 채권단은 서별관회의 결과로 면책 규정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됐다”며 “향후 구조조정 상황이 더 악화되어 국민부담이 가중돼도 누구도 책임지지 않겠다는 말과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수조원 이상의 부실 현재화로 감리가 필요하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음에도 금감원의 감리가 늦게 시작된 점도 의문이었는데 문건을 보면 회사의 사정 봐주기가 회계감리 개시 지연을 일으킨 셈”이라고 질타했다.
정부가 대우조선과 관계없는 금융기관에까지 대우조선의 정상화를 위한 신규 선수금환급보증 발급을 위한 구체적 액수까지 결정해 분담토록 한 것은 관치금융의 부활이라고도 지적했다.
홍 의원은 “정부가 회의에 참석했던 부처별 입장이 담긴 문건들을 공개하지 않는다면 문건 전체를 공개할 수밖에 없다. 기업 구조조정 시발점인 대우조선 정상화 방안이 어떻게 결정됐는지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며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야 3당이 요구하는 청문회 개최가 어려우면 ‘조선·해운업의 부실화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라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금융위원회는 해명자료를 내고 서별관회의는 감리 여부를 결정하는 회의체가 아닌 데다 금융감독원이 감리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었으므로 분식회계를 알고도 대응을 미뤘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며 곧바로 반박하고 나섰다.
금융위는 “당시 서별관회의에서는 회계분식 의혹이 있다는 사실을 공유했고, 금감원이 감리 개시 여부를 결정해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며 “작년 10월 29일 산업은행이 발표한 대우조선 정상화 계획에도 금감원이 실사결과를 검토해 감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명시돼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작년 11월 17일 회계법인으로부터 실사보고서를 제출받아 이를 검토한 뒤 작년 12월 10일 감리 착수를 결정했다고 금융위는 설명했다.
홍 의원이 입수했다는 문건에 대해서는 “서별관 회의는 비공식 회의로서 논의 안건이 외부에 공개되지 않으므로 해당 문건은 출처가 불분명할 뿐만 아니라 논의 안건인지, 아닌지도 확인할 수 없는 자료”라고 문건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금융위는 이어 지난 5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의에서 대우조선해양 지원을 두고 일본 조선공업회가 통상 문제를 제기한 것을 거론하며 “출처 불명의 자료에 근거한 보도가 이뤄질 경우 거래 위축으로 경영정상화에 막대한 차질을 초래할 수 있고 통상문제까지 야기될 수 있다”고 주의를 촉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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