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원전 사상 첫 1조원대 인력 수출 해냈다

한국 원전 사상 첫 1조원대 인력 수출 해냈다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16-07-24 22:30
수정 2016-07-24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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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와 원전 4기 운영지원 계약…내년부터 14년간 3000여명 파견

주택·교육비 등 보수 1조 400억
2030년 이후에도 재계약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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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석(오른쪽)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지난 20일(현지시간) UAE 아부다비에서 모하메드 알 하마디 ENEC 사장으로부터 운영지원 계약 체결 기념선물을 받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조석(오른쪽)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지난 20일(현지시간) UAE 아부다비에서 모하메드 알 하마디 ENEC 사장으로부터 운영지원 계약 체결 기념선물을 받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우리나라가 중동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한국형 원전을 수출한 데 이어 내년 첫 가동 이후 14년 동안 운영까지 도맡는다. 그 대가로 총 1조원 이상을 UAE로부터 받는다. 플랜트 건설이나 하드웨어가 아닌 국내 원전 사상 최초의 인력 및 노하우 수출로 기록되게 됐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 20일 UAE 아부다비에서 UAE원자력공사(ENEC)와 건설 중인 한국형 원전 4기(APR 1400)에 대한 운영지원 계약을 맺었다고 24일 밝혔다. 한수원은 내년 5월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210명, 누적 기준 3000여명의 원전 운전 및 운영인력 등을 파견한다. 우리나라가 원전 부품 수출이나 건설 공사가 아니라 운영과 관련된 인력을 수출하는 것은 처음이다. 인력 파견과 관련 비용은 모두 ENEC가 부담한다.

계약 규모는 6억 달러(약 6800억원)로, 주택과 교육 등 간접비(3억 2000만 달러)를 포함하면 모두 9억 2000만 달러(약 1조 400억원)에 이른다. 파견자는 주거비 지원을 포함해 1인당 연 3억원 정도의 보수를 받는다.

당초 UAE 측은 2020년 4호기까지 준공되면 자체 인력을 동원해 원전을 운영할 계획이었으나 4호기 운영을 모두 담당하기에는 현지 인력이 모자라는 데다 당분간 한국 측의 선진 운영관리 노하우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이번 계약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석 한수원 사장은 “우리나라가 이 정도 규모의 소프트파워 인력을 파견하는 사업은 처음”이라면서 “세계 원전 역사를 살펴봐도 자국인이 아닌 외국인이 원전을 운영하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970년대부터 건설 위주로 진행된 중동과의 관계가 지금부터는 새롭게 펼쳐지는 셈”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고 “2030년 이후에도 재계약을 통해 우리 인력을 파견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한수원은 2009년 한전 컨소시엄에 참여해 UAE 원전 4호기 건설 사업을 수주했다. 한국 최초의 해외 원전사업으로 2012년 7월 원전 1호기 공사를 착공했다. 원전 1호기는 지난해 5월 원자로가 설치됐고 내년 5월 준공된다. 이후 1년 단위로 2호기부터 차례로 공사를 마치게 되며 2020년 5월에는 4호기까지 준공된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2016-07-25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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