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1학년 3천720명 조사결과…82%가 비타민D ‘부족·결핍’ 진단
우리나라 초등학생 10명 중 8명 이상이 비타민D가 부족하거나 결핍된 상태에 처해 있으며, 이로 인해 아토피피부염이나 알레르기비염의 발생 위험이 크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지현 교수, 양혜경 임상강사 연구팀은 무작위로 뽑은 전국 초등학교 45곳의 1학년 어린이 3천720명을 대상으로 혈액 속 비타민D 농도를 분석한 결과, 이런 상관성이 관찰됐다고 27일 밝혔다.
국내에서 비타민D와 알레르기 질환 사이의 연관성을 밝힌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2010년 10월부터 11월 사이 조사대상 초등학생의 혈액샘플을 채취해 비타민D 농도를 측정하고, 최근 1년 안에 아토피피부염, 알레르기비염, 천식 등의 알레르기질환 증상이 있었는지를 조사했다.
그 결과 연구에 참여한 전체 학생 중 17.6%(653명)만 혈중 비타민D 기준치(30ng/㎖)를 넘겼을 뿐 불충분한 경우(20~29.9ng/㎖)가 64%(2천384명)나 됐고, 결핍상태(20ng/㎖ 미만)에 있는 학생도 18.4%(683명)에 달했다.
비타민D가 햇빛 자외선에 의해 피부에서도 합성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만큼 우리나라 어린이들의 바깥 활동이 적다는 의미다.
실제로 국립환경과학원이 지난 5월 발표한 ‘어린이 노출계수 핸드북’을 보면 우리나라 3~9세 어린이의 바깥 활동 시간은 하루 평균 34분으로, 미국 어린이 119분의 29%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더 큰 문제는 체내 비타민D가 부족한 아이들은 아토피피부염과 알레르기비염의 발병 위험이 컸다는 점이다.
연구팀 분석 결과 혈중 비타민D 농도가 20ng/㎖인 아이들은 30ng/㎖인 아이들보다 아토피피부염과 알레르기비염 관련 증상이 나타날 위험도가 각각 1.3배, 1.2배로 높은 편이었다.
비타민D는 우리 몸에서 면역 염증 반응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데, 부족하거나 결핍된 경우 면역 체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해 이런 문제를 일으킨 것으로 연구팀은 풀이했다.
김지현 교수는 “과거와 달리 실내 환경에서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아이들이 만성적인 비타민D 부족에 시달릴 위험이 커졌다”며 “특히 아토피피부염이나 알레르기비염 등의 질환이 있는 아이를 둔 부모라면 햇빛 노출을 무조건 꺼릴 게 아니라 적절한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고 권고했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질환극복기술개발사업’으로 실시된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알레르기와 천식’(Allergy and Asthma Proceedings)‘ 최근호에 발표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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