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보 “우리은행 경영 독립성 보장…남은 지분 21.4% 조속히 매각”
예금보험공사가 투자자 7곳에 우리은행 지분 29.7%를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이로써 지난 16년간 국내 금융산업의 주요 현안이었던 우리은행의 민영화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예보는 새로운 과점주주들이 추천하는 사외이사가 주도적으로 우리은행을 이끌어갈 수 있도록 경영의 독립성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남아 있는 보유지분 21%도 조속히 매각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예보는 1일 오전 본사 15층 대회의실에서 투자자 7곳과 주식매매계약을 맺었다.
이번 계약으로 동양생명(4.0%) 미래에셋자산운용(3.7%) IMM 프라이빗에쿼티(6.0%) 유진자산운용(4.0%) 키움증권(4.0%) 한국투자증권(4.0%) 한화생명(4.0%)이 우리은행의 과점주주가 됐다.
예보는 과점주주의 주식 매매 대금 납입이 완료되는 대로 우리은행과 맺은 경영정상화이행약정(MOU)을 즉시 해지해 경영 자율권을 주기로 했다.
이날 한국투자증권·동양생명·미래에셋자산운용·유진자산운용이 주식 대금을 납입한 데 이어 한화생명·키움증권이 8일, IMM PE는 14일 대금 납입을 마친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의결을 거쳐 예보-우리은행 간 MOU가 해지되는 이달 16일께 우리은행 민영화는 대장정의 마침표를 찍게 된다.
이후 과점주주들은 사외이사를 우리은행에 보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하게 된다.
유진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제외한 5곳이 사외이사 선임 의사를 밝혔다.
정부와 예보는 우리은행 경영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강조하고 있다.
곽범국 예보 사장은 “새롭게 형성된 과점주주그룹이 주도적으로 경영에 전념할 수 있도록 예보가 추천하는 비상임이사의 역할도 잔여 지분 가치에 중대한 영향이 있는 사안에 국한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임종룡 금융위원장도 이날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우리은행 행장 선임의 자율권을 보장하겠다”며 “자율 경영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를 반드시 이행하겠다고 약속한다”고 말했다.
예보는 공적자금 관리 차원에서 우리은행에 비상임이사 1명을 보내되, 예보 지분율이 10% 이하로 떨어지면 비상임이사도 선임하지 않기로 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달 말 임기가 만료되는 이광구 우리은행장의 후임자 선정 과정에서 금융당국이 강조하는 ‘자율권 부여’의 진정성이 드러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예보는 잔여지분 21.4%도 이른 시일 내로 매각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곽 사장은 “과점주주들과 협의해 시장 여건이 허용하는 대로 매각을 추진하겠다”며 “잔여지분 매각 과정에서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하는 것은 과점주주 지배구조의 안착”이라고 말했다.
잔여지분 매각 때 외국인 투자자 참여를 유도하겠다는 점도 밝혔다.
이번 매각 추진 과정에서 이광구 행장이 외국인 투자자 모집을 위해 전 세계를 돌며 기업설명회(IR)를 했지만, 중국 안방보험이 동양생명(안방보험이 최대주주)을 통해 우회적으로 참여한 것 외에는 외국인 참여가 미미했다.
곽 사장은 “선진 은행산업을 갖추기 위해서는 외국 투자자의 역할도 필요하다”며 “적극적 IR를 통해 잔여지분 매각 때 외국인 투자자 참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주식 매각 대금 2조4천억원이 들어오면 우리은행 공적자금 회수율은 83.4%로 올려간다.
1998년 외환위기로 대규모 부실이 발생한 우리은행에 정부는 12조8천억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한 바 있다.
이후 예보는 네 차례의 지분 매각을 통해 보유지분을 줄여왔으나 민영화를 위한 지분 매각은 유효 수요 부족으로 4번 실패하고 5번째 시도 만에 성공했다.
주식매매계약 체결식에 참석한 송인준 IMM PE 대표는 “새로이 참여하는 주주들은 책임감을 느끼고 오로지 우리은행의 자산 건전성과 자본 효율성을 제고해 기업 가치를 향상하는 것을 최우선의 가치로 삼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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