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자녀부터 다자녀 혜택 검토…노인 연령 기준 상향도 논의
내년부터 신혼부부들은 결혼 당해 연도 연말정산 때 최대 100만원의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만혼·비혼을 해결하고 저출산도 해소하겠다는 일종의 결혼 유인책이다.또 자녀가 2명인 가구부터 다자녀 혜택을 부여하고 노인의 연령 기준을 높이는 방안도 검토하는 등 저출산 고령화 관련 경제 대책을 추진한다.
정부는 부부의 급여가 각각 7천만원 이하이면서 내년 1월1일 이후 혼인신고를 한 서민·중산층 근로자에 대해 ‘혼인 세액공제’ 제도를 신설할 방침이라고 29일 밝혔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남편과 아내 각각 최대 50만원을 혼인신고를 한 해의 연말정산때 돌려받게 된다. 맞벌이 부부라면 최대 100만원의 세액공제를 받는 셈이다.
재혼 부부도 결혼 횟수에 상관없이 같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내년에 혼인신고를 한 부부부터 바로 이 혜택을 적용받을 수 있도록 서둘러 세법을 정비하기로 했다. 예비 부부들이 이 제도가 시행될 때까지 결혼을 늦추는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함이다.
정부가 이런 정책을 입안한 것은 중·저소득층의 혼인율이 낮기 때문이다.
20∼30대 남성의 소득을 10구간으로 나눴을 때 소득이 가장 높은 10분위의 기혼자 비율은 82.5%에 이르지만 소득이 중간 수준인 5분위와 가장 낮은 1분위의 기혼자 비율은 각각 32.3%, 6.9%에 그치고 있다. 이런 추이는 여성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정부는 이 정책의 소득재분배 효과를 높이기 위해 대상을 총 급여 7천만원 이하 근로자로 넓히는 한편 저소득층에 유리한 세액공제 방식을 적용했다. 세액공제는 산정된 세액 중에서 아예 세금을 빼주는 것으로 상대적으로 저소득층에 유리하다.
정부는 기존에 3자녀 이상 다자녀 가구에 제공되던 복지 혜택을 2자녀 이상 가구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1.24명(2015년)에 그친 합계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급격한 노령화 추세 속에서 ‘노인’의 연령 기준을 상향 조정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내년 하반기까지 합의를 도출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노인 연령 기준 상향에 따른 사회적 영향 등에 대해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공청회도 열 방침이다.
한국은 지난 2000년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이 7%를 넘어서며 이미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다. 2017년에는 고령 사회(14%), 2026년에는 초고령 사회(2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실제 은퇴 연령도 72.1세에 이르고, 평균 수명이 여자 84.6세, 남자 78세(2015년) 등으로 높아짐에 따라 노인 연령 기준을 조정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계속되고 있다.
고령화 사회의 ‘선배’ 격인 이웃 나라 일본도 최근 노인 연령을 65세에서 70세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노인 연령 기준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쪽에서는 젊은 세대의 노인 부양 부담과 복지 비용을 줄이고 경험이 풍부한 인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운다.
반대 진영에서는 정년이 연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노인 연령을 억지로 끌어올릴 경우 복지 혜택을 받지 못하는 노인들이 많아지면서 노인 빈곤율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현재 국내에서는 제도마다 노인 연령의 기준이 제각각이다. 대체로 65세를 노인으로 규정하는 경우가 많다. 지하철 무임승차, 기초연금·노인장기요양보험 등의 수급 자격이 65세다. 국민연금(노령연금)은 60∼65세부터 받을 수 있으며 국세 경로우대자 추가 공제 등 기준 연령이 70세인 경우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노인 연령 기준을 65세로 계속 유지할지, 항목별로 높일지 또는 낮출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연구용역이나 공청회로 의견을 모으고, 하반기에는 합의도출을 추진하는 것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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