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산 합병·崔의혹 겨눈 특검 ‘칼날’…당혹스런 삼성

물산 합병·崔의혹 겨눈 특검 ‘칼날’…당혹스런 삼성

입력 2016-12-29 11:07
수정 2016-12-29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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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절차 따라 진행…대가·청탁 없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칼끝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건과 최순실 씨 자금지원 의혹의 연관성을 집중적으로 파고들면서 삼성그룹은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특검은 삼성물산 합병과 관련해 국민연금에 압력을 넣은 혐의로 전날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긴급체포했다. 29일 오후에는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특검은 국민연금이 삼성 경영권 승계를 위한 숙원사업이었던 삼성물산 합병에 찬성한 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에 의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삼성이 미르·K스포츠재단과 최 씨 모녀에게 수백억원을 지원한 것이 그 대가라고 보고 있는 셈이다.

반면 삼성은 최 씨 모녀에 대한 지원은 최 씨의 강요로 어쩔 수 없이 이뤄졌던 것이라는 입장이다.

삼성물산 합병 건은 경영권 승계와 상관없이 경영논리에 기반을 둔 결정이었다고 주장한다.

국민연금의 합병 찬성 역시 당시 언론과 증권가, 기관투자자의 지지 속에서 이뤄진 자연스러운 결정이었을 뿐, 특혜는 전혀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당시 해외 투기자본이 합병에 제동을 거는 등 경영권 침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국민연금이 국익보호 차원에서 ‘백기사’ 역할을 해야 한다는 여론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기관투자자 뿐만 아니라 소액주주 역시 적극적으로 동참했다”며 “복지부는 국민연금 감독기관으로서 이를 챙겨봤을 것 같은데, 우리로선 청탁을 하거나 대가를 지급한 일이 없다”고 밝혔다.

당시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이 삼성물산 합병 계획에 반대 의사를 표명한 후 양측은 법적 공방에 이어 홍보전까지 벌였다.

삼성 임직원들은 국내외 기관투자자는 물론 소액주주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합병의 정당성을 설파했다.

외국 헤지펀드 공격에 토종 기업을 지켜내야 한다는 애국심에 기반을 둔 홍보였지만 효과가 있었고, 많은 소액주주가 삼성 편에 섰다.

삼성의 다른 관계자는 “정상적인 법절차에 따라 작년 9월 공식 합병해 기업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이제 와서 정치논리로 문제가 되는 상황이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이 삼성에서 처음으로 특검의 공식 소환을 받으면서 삼성 관계자들의 소환이 줄을 이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장충기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등 그룹 핵심 수뇌부에 대한 조사도 거론되고 있다.

삼성 내부에서도 언제든 소환 조사가 이뤄질 수 있다고 보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소환 요구가 있다면 출석해서 있는 그대로 얘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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