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비·수리비 떠넘긴 ‘갑질’ 애플, 1000억 기금 내놓고 과징금 피했다

광고비·수리비 떠넘긴 ‘갑질’ 애플, 1000억 기금 내놓고 과징금 피했다

입력 2020-08-24 17:56
수정 2020-08-25 10:01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이통사 거래구조 개선 자진 시정안 내놔
아이폰 사용자 수리비·보험료 10% 할인
애플 “中企 상생 등 한국과 긴밀 관계를”

한국 소비자 존중하는 ‘사과’ 될까
한국 소비자 존중하는 ‘사과’ 될까 24일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의 애플 매장이 손님들로 붐비고 있다. 국내 이동통신 3사에 대한 ‘갑질’ 행위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아 온 애플코리아는 이날 1000억원 규모의 상생지원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뉴스1
국내 이동통신사에 광고비와 수리비를 떠넘기는 등 ‘갑질’을 한 애플코리아가 거래 구조를 개선하는 자진 시정안과 함께 1000억원대 상생기금을 내놓기로 했다. 대신 과징금 제재는 피할 수 있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4일 애플코리아와 합의해 마련한 잠정 동의의결안(자진 시정안)을 40일간 진행되는 이해관계인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최종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동의의결 제도는 사업자가 스스로 제안한 시정안이 타당하다면 공정위 제재 없이 사건이 종결되는 제도다.

애플코리아의 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 광고비는 이통사와 협의해 분담해야 하고, 이통사에 부담을 주던 보증수리 촉진 비용과 임의적인 계약해지 조항은 삭제된다. 나아가 현행 특허권 라이선스 조항 대신 계약 기간 동안 특허 분쟁을 방지하면서도 이통사와 애플의 권리를 모두 보장할 수 있는 방식을 찾기로 했다. 최소 보조금 수준을 이통사의 요금할인 금액을 고려해 조정하고 미이행 땐 상호 협의 절차를 밟기로 했다. 그간 애플은 아이폰 등 단말기 판매 조건으로 보증 수리비와 광고비 등을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통사에 떠넘기거나 특허권, 계약 해지와 관련해 일방적으로 불이익 거래 조건을 설정했다.

시정안과는 별도로 소비자 등의 후생 제고와 중소 사업자와의 상생을 지원하기 위한 1000억원 규모의 상생기금도 출연하기로 했다. 우선 250억원을 들여 기존 아이폰 사용자에 대한 유상 수리 비용과 애플케어 서비스(휴대전화 보험) 비용을 10% 할인해 주고, 이미 애플케어를 구입한 이용자에 대해선 그만큼 환급해 주기로 했다. 이 외에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제조업 연구개발(R&D) 지원센터 설립(400억원)과 디벨로퍼(개발자) 아카데미를 통한 미래 인재 양성(250억원), 공교육 분야 디지털교육 지원(100억원) 등에 사용한다.

애플 측은 “교육 분야와 중소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여를 더욱 확대하고 미래 세대의 역량 강화를 지원함으로써 한국과 더욱 긴밀한 관계를 이어 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서울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2020-08-25 1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