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 털고 상장 추진… 한화 3세 승계 작업 불붙나

의혹 털고 상장 추진… 한화 3세 승계 작업 불붙나

이영준 기자
이영준 기자
입력 2020-08-25 18:04
수정 2020-08-25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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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몰아주기 의혹 벗고 지배구조 개편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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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 한화 제공
㈜한화·에이치솔루션, 그룹 지주사 역할
세 아들, 에이치솔루션 주식 100% 보유
‘솔루션’은 ‘에너지’ 고리로 종합화학 지배
종합화학 가치 높게 평가될수록 형제 유리

한화그룹이 5년 넘게 이어져 온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털어낸 가운데 한화종합화학이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한화종합화학 지배구조 정점에 김승연 회장의 아들 3형제가 있어 경영권 승계 작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한화그룹이 3형제가 지분 100%를 보유한 한화S&C에 애플리케이션 관리 서비스를 몰아줘 1300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는 의혹에 대해 5년 만에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수소시장 진출로 몸값이 오른 한화종합화학이 증시 상장 준비에 나섰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이 유력한 가운데 미국 나스닥 입성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 완료 시점은 내년 하반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종합화학 지분은 한화에너지가 39.16%, 한화솔루션이 36.04%를 보유하고 있다. 그 위로 한화에너지의 100% 대주주는 에이치솔루션이다. 이 에이치솔루션의 지분은 김동관(37) 한화솔루션 부사장 50.0%, 김동원(35) 한화생명 상무 25.0%, 김동선(31) 전 한화건설 팀장 25.0%로 구성돼 있다. 따라서 한화종합화학이 상장에 성공하면 3형제 가운데서도 장남인 김 부사장 중심의 지배구조 개편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 한화그룹은 2015년 삼성그룹으로부터 한화종합화학(전 삼성종합화학)을 인수할 당시 2021년까지 회사를 상장하기로 계약했다.

한화종합화학은 지난해 상장한 한화시스템과 함께 한화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 고리로 여겨진다. 현재 한화그룹은 ㈜한화와 에이치솔루션이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는 불완전한 구조로 돼 있다. 에이치솔루션은 지분 100%의 한화에너지를 통해 한화종합화학을 지배하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한화종합화학 지분 39.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3형제를 상징하는 에이치솔루션은 2017년 공정위의 조사 대상이었던 한화S&C에서 분할한 투자법인이다. 한화S&C는 2018년 한화시스템과 합병했고, 에이치솔루션은 한화시스템 지분 13.41%도 보유하고 있다. 2015년 한화S&C를 향했던 공정위의 칼날이 바로 3형제를 겨냥했던 것이다.

한화종합화학의 가치가 시장에서 높게 평가될수록 3형제가 보유한 에이치솔루션의 지분 가치도 오르기 때문에 이번 상장이 3세 승계 작업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한화종합화학과 한화에너지가 2018년 미국 수소트럭 업체 니콜라에 공동 투자한 6.13%(1200억원)의 지분 가치가 최근 2조원으로 16배 늘어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 계열사의 성공은 곧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에이치솔루션의 기업가치 상승으로 이어져 3형제가 경영권 승계를 위한 실탄을 확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마련된 실탄은 에이치솔루션이 ㈜한화 지분을 확보하는 데 쓰일 것으로 보인다. ㈜한화와 합병하거나 지분을 서로 맞바꾸는 방식 등이 거론된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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