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성남시 우범지대 만들려 호화청사 지었나

[사설] 성남시 우범지대 만들려 호화청사 지었나

입력 2010-05-01 00:00
수정 2010-05-01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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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호화 건축으로 눈총을 심하게 받았던 성남시 새 청사가 우범지역으로 변해 가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다. 청소년들이 휴게실이나 실내정원 등 청사에서 낯 뜨거운 애정행각을 벌이는 것은 보통이고 금연구역인 화장실에서 흡연까지 버젓이 일삼는다고 한다. 이런 탈선행각은 한밤중까지 이어지지만 직원들이 제재조차 하지 않아 방치되고 있다니 한심한 노릇이다. 3222억원이란 천문학적인 공사비를 들여 아방궁처럼 세운 청사가 무엇을 위한 것인지 다시 따져 묻지 않을 수 없다.

성남시 새 청사는 건립 전부터 숱한 시비를 불러일으킨 사안이다. 가뜩이나 어려운 재정 형편에 호화스러운 건물을 짓는 데 따른 재정악화와 연간 54억원 규모의 유지관리비 조달에 대한 우려가 컸던 것이다. 반대를 무릅쓰고 지난해 말 건물을 세우더니 3억원을 들인 호화 개청식까지 열어 빈축을 샀던 성남시 새 청사다. 그 따가운 시선을 받고도 강행한 청사라면 그에 걸맞은 역할과 기능을 보여 주는 게 당연한 것이다. 주민복지 향상을 위한 구심점이 아닌 우범지대로 전락하고 있으니 선심성 전시행정 의혹과 우려를 받기에 충분한 것이다.

성남시 말고도 40여개의 지자체가 새 청사 건축을 추진 중이다. 이 가운데 22개 지자체가 청사 건립에 3200억원의 지방채를 발행했다니 나라 경제의 짐이 그만큼 늘 수밖에 없다. 청사 건축비 조달도 힘든 터에 대민 서비스며 복지정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할 것은 뻔하다. 감사원이 지자체들의 청사를 대상으로 벌이고 있는 감사가 시늉만으로 끝나선 안 되는 까닭이다. 성남시 새 청사만 하더라도 웬만한 교실 4개 크기의 시장실을 들이면서도 정작 문화센터며 보건소 같은 중요한 시민공간은 뺐다지 않는가. 지자체 청사가 주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자리 잡도록 엄정한 감사를 진행해야 할 것이다. 지자체장들의 비뚤어진 업적 쌓기가 드러난다면 제재하는 것 또한 당연하다.
2010-05-01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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