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폭우로 한국 관광객 25명 구조대기중”

“페루 폭우로 한국 관광객 25명 구조대기중”

입력 2010-01-28 00:00
수정 2010-0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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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의 세계적 관광지 마추픽추 지역에 5일간 연이어 폭우가 쏟아지면서 곳곳에서 산사태가 발생, 한국인 관광객 34명이 고립됐다가 9명이 구조되고 현지시각 27일 오전 현재 25명이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마추픽추 관광가이드 박동호 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자신을 포함해 한국인 관광객 25명이 마추픽추 유적지로 향하는 종착역인 아구아스 칼리엔테스 역 구내에 머무르고 있다고 확인하고 안전에는 아무 이상이 없다고 말했다.

박 씨는 “역 구내에서 사흘째 기거하고 있으며 역 당국이 나눠주는 빵조각과 커피로 지내고 있다”면서 “관광객들 건강에는 이상이 없으나 대기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일부는 신경이 예민해 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페루 당국이 환자와 노약자를 우선 대피시킨다는 원칙을 정하고 10세 단위로 대피자 우선 순위를 정하고 있다”면서 “언제 구조될 수 있을 지 알 수 없으며 젊은 배낭 여행객들의 구조는 미뤄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씨는 페루 주재 한국대사관 측과 계속 긴밀한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밝히고 현지에서 개별적으로 여행하던 한국인 관광객 4명이 합류하면서 잔류자가 21명에서 25명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서울의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27일 “페루에서 발생한 폭우와 홍수로 인해 마추픽추를 관광하던 한국인 여행객 30명이 고립됐다가 이 가운데 여성과 노약자 등 9명이 구조됐으며 나머지 한국인 21명은 안전한 지대에서 헬기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이 지역에 내린 폭우로 고립된 관광객은 2천여명에 달하며 현재까지 500여명이 구조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페루 당국이 헬기 등을 동원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주 페루 한국대사관 김진철 영사를 현지로 급파해 고립된 한국인 관광객들을 신속히 구조할 수 있도록 페루 당국에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고 이 당국자는 전했다.

마추픽추 관광의 거점 도시 쿠스코에 파견된 김 영사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구조된 한국인 관광객 9명과 접촉하고 있으며 이들은 가능한 한 빨리 페루의 수도 리마를 거쳐 귀국길에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페루 당국은 26일 475명을 헬기로 안전한 지대로 구조한 데 이어 27일 하루 동안 최대 800명을 추가로 안전한 지대로 대피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27일 오전 현지 날씨는 오전에 잠시 비가 그쳤으나 기상당국은 주말까지 간간이 비가 계속될 것으로 예보하고 있다.

고립된 관광객은 아르헨티나 사람이 700여명으로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 미국인이 400여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잉카 문명 유적지로 세계문화유산인 페루 마추픽추와 인근 지역에 내린 폭우와 이로 인한 산사태 등이 발생하면서 26일까지 관광객과 현지 주민 등 7명이 숨졌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관광객들은 집중호우로 발이 묶인 상황에서 최종 기차역인 아구아스 칼리엔테스 역 구내에 몰려들어 혼잡을 이루고 있으며 숙박업소와 식당들이 턱없이 높은 숙박료와 음식값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적인 관광지로 꼽히는 마추픽추는 해발 2천430m의 첩첩산중에 있으며 우루밤바 강변을 따라 건설된 철도가 거의 유일한 접근로이다. 이번 집중 호우로 우루밤바 강이 범람함에 따라 리마를 출발한 기차의 종착역 아구아스 칼리엔테스 부터 유적지구의 초입이라 할 수 있는 오얀타이탐보 역까지는 철로가 물에 잠겨있다.

오얀타이탐보에서 마추픽추 관광의 거점 쿠스코까지는 철로와 함께 육로도 있으나 역시 철로와 거의 평행으로 우루밤바 강을 따라 건설됐기 때문에 사용이 어려운 실정으로 페루 당국은 헬기편으로 관광객들을 안전지대로 옮기고 있다.

지난 1911년 미국의 역사학자 히르암 빙험에 의해 국제사회에 소개된 마추픽추는 1981년 페루 정부에 의해 역사성지로 지정됐으며 1983년에는 유네스코지정 세계유산으로 이름을 올렸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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