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성당 인질극…30여명 사망

이라크 성당 인질극…30여명 사망

입력 2010-11-01 00:00
수정 2010-11-01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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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의 한 가톨릭 교회에서 31일(현지시간) 알 카에다와 연계된 것으로 보이는 무장괴한들이 인질극을 벌여 당국이 이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3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현지 당국에 따르면 이날 해질 무렵 바그다드의 ‘구원의 성모 마리아’ 가톨릭 교회에 무장괴한들이 난입해 약 120명의 신도들을 붙잡아 4시간 동안 인질극을 벌였다.무장괴한들은 바그다드 시내 증권거래소를 공격해 경비원 2명을 사살하고 경찰에 쫓기다가 이 교회에 난입했다.

 이라크 보안군은 인질극 진압에는 성공했으나 이 과정에서 인질들과 보안군,무장괴한 등 모두 37명이 숨지고 56명이 다쳤다고 이라크 경찰과 보건관리들은 밝혔다.

 그러나 이라크 주둔 미군은 인질 7명과 보안군 7명,무장괴한 5명 등 최소 19명이 숨졌다고 밝혔으며 이라크군은 적어도 9명이 사망했다고 밝히는 등 사망자 수 집계는 다소 엇갈렸다.

 무장괴한들의 수에 관해서도 이라크 경찰은 인질극을 벌인 무장괴한들이 10명이며 모두 생포됐다고 밝힌 반면 이라크군은 무장괴한 8명이 사살됐다고 전했으며 미군은 5∼7명의 무장괴한들이 숨졌다고 밝혀 조금씩 차이를 보였다.

 교구민인 마르지나 마티 얄다는 “교회에서 신도들이 성경 낭독을 듣고 있는데 무장괴한들이 들이닥쳐 총을 쏘아대 신부를 포함한 여러명이 쓰러졌다”며 당시 참상을 전했다.

 인질극 당시 무장괴한들은 이라크군에 전화를 걸어 이라크 알 카에다와 연계된 여성 수감자들의 석방을 요구했으며 보안군은 전화통화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진압작전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압작전에 대한 미군의 지원과 관련,미군은 공군력만 지원했다고 밝혔지만 AFP통신은 사건 현장에서 미군 장병이 목격됐다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이라크 알 카에다와 연계된 무장단체 ‘이라크 이슬람 국가’는 단체 웹사이트에서 이번 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임을 주장하는 듯한 성명을 올렸다.

 한편 바티칸 당국은 인질극이 발생하자 사태가 조속히 해결되기를 기원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라크의 기독교인은 한때 125만명에 달했으며 이들 가운데 80%는 가톨릭 교도였으나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 감소하기 시작해 현재는 87만명으로 추산된다.

 바그다드.바티칸시티 신화.AFP.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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