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내분 격화…소비세·차기대권에 영향
일본 정계의 실세인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ㆍ69) 전 민주당 대표가 정치자금법 위반 관련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도쿄지방법원은 26일 오전 정치자금규정법 위반죄(정치자금 수지보고서 허위기재)로 검찰심사회에 의해 강제기소된 오자와 전 대표에게 무죄 판결을 내렸다.
오자와 전 대표는 정치자금관리단체인 리쿠잔카이(陸山會)가 2004년 10월에 현금 4억 엔을 자신으로부터 빌려 도쿄시내 택지(3억 5천200만엔)를 구입하고도 이를 그 해 정치자금수지보고서에 기재하지 않은 정치자금규정법위반죄(허위기재)로 작년 1월 일반 시민으로 구성된 검찰심사회에 의해 강제기소됐었다.
도쿄지검 특수부는 이 사건과 관련 강도 높은 수사를 벌인 뒤 2010년 2월 리쿠잔카이의 회계담당이었던 이시카와 도모히로(石川知裕) 중의원 의원 등 비서 3명을 기소했으나 오자와 전 대표는 혐의 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하지만, 검찰심사회는 정황상 오자와 전 대표가 정치자금수지보고서의 허위기재에 관여해 비서들과 공모했다며 도쿄지검 특수부의 수사 결과를 뒤집고 강제기소했다.
이에 따라 도쿄지방법원은 검찰역으로 변호사를 지정해 작년 10월부터 16차례 공판을 거친 뒤 이날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역을 맡은 변호사는 오자와 전 대표에게 금고 3년을 구형했었다.
법원은 “오자와 전 대표가 4억엔을 2004년 정치자금수지보고서에 기재하지 않은 것을 회계담당자로부터 보고받고 승인했으나 허위기재의 고의성을 충분히 입증할 수 없는데다 회계담당자와 공모했다는 것도 인정할 수 없다”고 공모를 부정했다.
오자와 전 대표는 이날 법원 판결이 나온후 “정치자금 허위기재를 결코 공모하지 않았다는 나의 주장을 법원이 따른 것으로, 법원의 양식과 공정성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오자와 전 대표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음에 따라 정치자금 문제에 대한 족쇄를 벗고 정국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오는 9월 열리는 민주당 대표 경선에 출마해 총리직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다.
또 의원 수 100여 명에 이르는 지지세력을 규합해 노다 총리가 강력하게 추진하는 소비세인상에 제동을 걸 것으로 보이며, 이 과정에서 민주당 정권의 내분 격화가 예상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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