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시위 ‘반중 정서’ 최고조…중국계 은행·점포 집중 공격받아

홍콩시위 ‘반중 정서’ 최고조…중국계 은행·점포 집중 공격받아

신성은 기자
입력 2019-10-06 13:33
수정 2019-10-06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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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중 재벌 점포도 공격 대상…중국인 은행원, 시위대에 구타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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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위대가 파손한 중국은행 지점 유리창 AFP 연합뉴스
홍콩 시위대가 파손한 중국은행 지점 유리창
AFP 연합뉴스
지난 4일 시위대의 마스크 착용을 금지한 ‘복면금지법’이 발표된 후 홍콩 시위 사태가 더욱 격화하는 가운데 중국계 은행과 점포가 시위대의 집중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

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빈과일보 등에 따르면 홍콩 정부가 복면금지법을 발표한 4일에 이어 전날에도 홍콩 전역에서 복면금지법 반대 시위가 벌어져 수천 명이 시위에 참여했다.

시위대는 툰먼, 성수이, 틴수이와이 등 홍콩 곳곳에서 중국계 은행과 점포를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이들은 중국은행, 중국건설은행, 중신은행 등의 지점에 들어가 유리창과 현금자동입출금기(ATM), 폐쇄회로(CC)TV 등을 때려 부쉈으며, 유리문에는 중국 정부를 비난하는 낙서를 적어놓았다.

중국 이동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中國移動) 대리점도 공격해 기물 등을 훼손했으며, 중국인이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제과점, 식당, 약국 등도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

중국계 기업으로 알려진 마트 체인 ‘베스트마트 360’도 시위대의 집중적인 공격을 받았다.

홍콩 시위대는 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이 중국 정부의 ‘꼭두각시’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으며, 복면금지법 등 잇따른 강경 대응책의 배후에는 중국 중앙정부가 있다고 주장한다.

홍콩 최대 재벌그룹 중 하나이자 친중 재벌로 알려진 맥심(MAXIM·美心) 그룹 산하 점포도 시위대의 주요공격 대상이 됐다.

맥심 그룹 창업자의 딸인 애니 우는 지난달 유엔인권이사회 회의에 참석해 “소수의 급진분자가 750만 홍콩시민의 견해를 대표하지 않는다”며 “홍콩 시민들은 조직적이고도 계획적인 폭력 행위를 결코 허용한 적이 없다”고 시위대를 비난했다.

맥심 그룹 산하 체인점인 센료, 심플리라이프 등과 이 그룹이 홍콩에서 운영권을 가진 스타벅스 매장 등은 곳곳에서 시위대의 공격을 받아 파손됐다.

홍콩 정부가 복면금지법을 발표한 지난 4일에는 본토 출신 중국인이 시위대에 의해 구타당하기도 했다.

온라인에 유포되는 동영상을 보면 중국 표준어인 푸퉁화(普通話·만다린)를 쓰는 JP모건체이스 직원이 홍콩 본사 앞에서 시위대와 언쟁을 벌이는 장면이 나온다.

시위대가 “본토로 돌아가라”고 외치자 이 직원은 “우리는 모두 중국인이다”라고 외친다. 이 직원이 건물 안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한 시위자가 그의 얼굴 등을 수차례 가격해 안경이 깨지고 만다.

이 사건은 중국 본토에서 거센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한 누리꾼은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이 은행원을 둘러싼 사람들은 야만인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비난했으며, 다른 누리꾼은 “견해가 다르다고 해서 사람을 구타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시위대의 행동은 홍콩인이 말하는 자유와 민주주의에 어긋나는 것 아니냐”고 비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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