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명문대 교수 “한국, 투명한 정보 공개·방대한 접촉자 추척 시스템·대규모 검사 배워야”
발코니서 코로나19 응원 박수치는 이탈리아인들
14일(현지시간) 정오 이탈리아 로마에 사는 한 부부가 집 발코니에 ‘모든 것이 다 잘 될 거야’(Andra tutto bene)라는 글귀를 적은 국기를 걸어놓고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을 응원하는 의미로 박수를 치고 있다.
밀라노 AP=연합뉴스 2020-03-15 18:55:25
밀라노 AP=연합뉴스 2020-03-15 18:55:25
이탈리아와 한국은 나란히 지난 1월 말 바이러스 첫 확진자가 나왔다. 이탈리아는 북부, 한국은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퍼지는 등 비슷한 확산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대응 방식은 각각 달랐다. 한국은 투명한 정보 공개 시스템을 토대로 대규모 바이러스 검사를 시행하는 등 정면 대응 방식을 택한 반면, 이탈리아는 유증상 의심자로 검사 대상을 좁히고 대신 발병 지역을 봉쇄하는 쪽을 택했다.
현지 유력 일간 ”한국 개방적 소통, 시민 참여, 적극 검사로 바이러스 극복 중”
코로나 19 드라이브 스루 검사 진행
1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 설치된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하고 있다.
세종시는 ‘행정중심’인 정부세종청사 해양수산부를 중심으로 교육부, 국가보훈처 등 중앙부처 공무원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집단감염 현실화 우려 속에 이날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를 설치했다. 2020.3.13 연합뉴스
세종시는 ‘행정중심’인 정부세종청사 해양수산부를 중심으로 교육부, 국가보훈처 등 중앙부처 공무원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집단감염 현실화 우려 속에 이날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를 설치했다. 2020.3.13 연합뉴스
현지 유력 일간 일메사제는 13일자 지면에 사바티니 교수의 분석 내용을 보도하며 “한국은 개방적 소통과 시민 참여, 적극적인 검사에 주력하며 바이러스 사태를 극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사바티니 교수는 우선 한국 정부의 투명한 정보 공개를 꼽았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면서 언론 브리핑과 인터넷으로 모든 세부 정보를 다 공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바티니 교수는 한국과 다릴 이탈리아는 하루 한번씩 매우 제한적인 정보만을 제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콜센터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 10일 오전 빌딩 외부에 설치된 선별진료소 앞에서 입주자들이 코로나19 검진을 받기 위해 줄지어 서있다. 2020.3.10 연합뉴스
한국에 입국하는 감염 의심자와 관광객들이 관련 스마트폰 앱을 내려받고 자발적으로 매일 자신의 동선을 보고하는 시스템도 소개했다.
“이탈리아 정부 봉쇄 조치에 ‘한국 시스템 도입’하면 확실한 결과 성취”
‘코로나19 이동제한’ 이탈리아 주민들 노래로서로 응원
이탈리아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전국에 이동 제한령을 내린 가운데 14일(현지시간) 토리노 지역의 주민들이 집 발코니로 나와 노래와 박수로 서로를 응원하는 플래시몹에 참가하고 있다.
토리노 로이터 연합뉴스
토리노 로이터 연합뉴스
사바티니 교수는 증상을 가진 이들은 모두 검사를 받고 감염 사실이 확인되면 격리 치료를 받는다면서 “누구도 집에 혼자 버려져 병을 견디는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런 요인들을 조목조목 언급한 그는 “그 결과는 놀라웠다. (이탈리아 바이러스 확산 거점인) 북부 롬바르디아주의 치명률은 8%에 달하지만 한국의 치명률은 0.7%에 불과하다”고 썼다.
그러면서 “이탈리아 정부가 도입한 봉쇄 조치에 ‘한국 시스템’을 추가한다면 확실한 결과를 성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바티니 교수는 “이탈리아도 한국과 유사한 추적 시스템을 실행하는데 필요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문제는 이를 동원할 정치적 의지”라고 짚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이 9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결과 등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0.3.9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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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코로나19 확산 현황
세계 ‘코로나19’ 확산 현황(오후 9시 현재)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안전지대가 사라지자 전 세계 각국도 사실상 ‘비상 체제’로 전환했다. 15일 9시 기준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 현황.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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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대비 3497명의 확진자가 늘어난 것으로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3000명 이상 증가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사망자도 전날보다 175명이 증가한 수치다.
반면에 한국은 15일 0시 기준 각각 8162명, 75명 수준이다. 누적 확진자는 이탈리아가 한국의 2.6배, 누적 사망자는 19.2배다.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지난달 21일 이탈리아에서 첫 발병이 보고된 이후 현재까지 완치된 누적 환자 수가 1966명이며, 집중 치료를 받는 중증 환자는 1518명이라고 전했다. 같은 날 한국은 신천지 대구교회의 집단 감염이 모습을 조금씩 드러내면서 경보 단계를 ‘경계’에서 ‘심각’ 단계로 올리기 이틀 전이었다.
고위 관료들도 감염이 잇따르면서 니콜라 진가레티 민주당 대표, 알베르토 치리오 피에몬테 주지사, 살바토레 파리나 군 참모총장, 안나 아스카니 교육부 차관 등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날은 이탈리아 보건부 피에르파올로 실레리 차관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는 성명에서 “며칠 전 나중에 감염된 것으로 파악된 사람과 접촉을 했다”면서 “증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뒤 바로 자가 격리했다”고 전했다.
중국 외 코로나19 사망자(233명)가 가장 많은 이탈리아의 로마 콜로세움에서 7일(현지시간) 한 관광객이 마스크를 쓴 채 걸어가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탈리아 관광협회는 3월에만 2억 유로(약 2695억원) 규모의 여행 및 숙박 예약이 취소됐다고 전했다.
로마 AFP 연합뉴스
로마 AFP 연합뉴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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