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코로나’ 처음 알린 의사, 대외발언 금지당해

‘우한 코로나’ 처음 알린 의사, 대외발언 금지당해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1-01-02 13:37
수정 2021-01-02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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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우한중심병원 응급실 주임의사 아이펀.  웨이보
중국 우한중심병원 응급실 주임의사 아이펀.
웨이보
고 리원량에게 코로나 유행 처음 알린 의사
의사 오진으로 한쪽 눈 시력마저 잃어 고통
의사 리원량과 함께 중국 우한의 코로나19 유행을 세상에 처음 알린 의사 아이펀이 대외 발언을 금지당한 채 의료사고로 한쪽 눈의 시력까지 잃는 고초를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 중앙통신사는 2일 자유아시아방송 보도를 인용해 우한중심병원 응급실 주임인 아이펀이 우한시 위생위원회 고위 간부로부터 대외 발언을 하지 말라는 요구를 받은 상태라고 전했다.

아이 주임은 우한의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작년 12월 자기 병원에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과 증세가 유사한 환자가 잇따라 발생했다는 소식을 병원 의사들이 참여한 모바일 메신저 위챗 단체 대화방에 올렸다.

리원량은 이렇게 알게 된 소식을 다시 자신의 의대 동창들이 있는 단체 대화방에 올렸고, 이후 우한에서 사스와 유사한 질병이 퍼지고 있다는 소식이 급속도로 중국 전역에 알려졌다.

이 때문에 중국에서 리원량은 ‘호루라기를 분 사람’(내부고발자)으로, 아이 주임은 ‘호루라기를 나눠준 사람’으로 불렸다.

최근 아이 주임은 자신의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자신이 우한의 한 안과 병원에서 의료사고로 한쪽 눈의 시력을 잃게 됐다고 호소하는 영상을 올렸다.

아이 주임은 한쪽 눈 시력 상실로 병원에서 근무하지 못하고 있다.

그는 웨이보에 올린 영상에서 “나는 늘 낙관적이고 낙천적으로 어려움을 극복하는 사람이었는데 시력을 잃고는 길을 걷는 것조차 누군가의 부축을 받아야 하게 돼 너무나 힘들다”고 토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실태를 외부에 최초로 알린 중국 의사 리원량은 지난 2월 7일 사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실태를 외부에 최초로 알린 중국 의사 리원량은 지난 2월 7일 사망했다. 뉴스1
코로나19의 존재를 세상에 알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지만 공안에 불려가 ‘반성문’을 써야 했던 리원량 의사의 가족들도 여전히 대외 발언을 제약당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은 전했다.

리원량은 당국의 제재 후 코로나19에 걸려 지난 2월 6일 병상에서 34세를 일기로 숨지고 말았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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