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차남 헌터 바이든이 취임 후 첫 일요일인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성삼위일체 성당을 찾아 미사를 본 뒤 백악관으로 돌아가는 길에 베이글 체인 ‘콜 유어 마더 델리’의 한 점포 앞에 멈춰선 차량 행렬 틈으로 베이글과 음료를 사든 채 뛰어가고 있다.
워싱턴DC 로이터 연합뉴스
워싱턴DC 로이터 연합뉴스
백악관에 입성하고 첫 일요일인 24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 일가는 정오에 조지타운 지역에 있는 성(聖)삼위일체 성당을 찾아 미사를 봤다. 그리고 백악관으로 돌아가다 이 점포 앞에 차량 행렬을 멈춰 세웠다. 차남 헌터 바이든이 비밀경호국(SS) 요원들과 함께 차에서 내려 몇 분을 기다렸다가 주문한 음식을 찾아 들고 다시 차에 올랐다. 바이든 대통령은 손녀들과 차 안에 머물러 있었다. 몇 분 안되는 정차였지만 DC 주민들에겐 미국 대통령이 바뀌었음을 실감한 장면이었다.
베이글 가게는 트위터 계정에 “일요일에 생긴 뜻밖의 일! 인구 70만명의 워싱턴DC가 주는 모든 것을 사랑할 행정부를 다시 갖게 돼 아주 신난다. 언제라도 다시 오시길”이란 글을 올렸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전했다. 주문한 메뉴를 묻는 누리꾼의 질문에 이 가게는 “참깨 베이글과 크림치즈!”라고 답해줬다.
실제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워싱턴DC에 있는 자신의 호텔은 종종 찾았으나 동네 가게에 들르지는 않았다. 그는 주말이면 늘상 DC를 비웠는데 좋아하는 골프를 신나게 즐기기 위해서였다. 임기 중 DC에서 외식한 것도 트럼프 호텔의 스테이크 식당에서 딱 한 차례였다고 한다. 대통령이 다녀가면 가게로서는 이름을 알려 운영에 큰 도움이 된다. 대통령이 주민들과 같은 음식을 먹으며 소통하는 소탈함과 친근함도 보여줄 수 있다.
지난 20일 취임식에 참석한 1000명정도만 실물로 새 대통령을 봤던 탓인지, 많은 주민이 바이든 대통령의 얼굴을 직접 보려고 길가에 나왔고, 차 안의 바이든 대통령은 손을 흔들어 화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을 태운 차량 행렬이 지나가자 시민들이 환호하고 손뼉을 치는 영상도 트위터에 올라왔다.
인터넷매체 워싱토니안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경제고문이었던 제프 지엔츠가 최근까지 바이든 행정부의 코로나19 경제난 대응 방안을 자문했는데 이 가게 투자자라고 소개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도 가끔 조지타운에서 외식을 즐겼고, 오바마 전 대통령도 딱 한번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 전통식으로 즐겼던 음식을 제공하는 벤스 칠리 보울에 들른 적이 있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백악관 근처 봄베이 클럽을 비롯해 여러 레스토랑을 방문했다.
일간 뉴욕 타임스(NYT)의 피터 베이커는 “바이든 대통령이 첫 공식 외출 때 베이글 가게를 들른 것만으로도 이미 커다란 변화”라고 반겼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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