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공포에도 파월 “테이퍼링 가속”… 휘청인 美증시

O공포에도 파월 “테이퍼링 가속”… 휘청인 美증시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21-12-01 20:46
수정 2021-12-02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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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의장 상원 청문회서 긴축 구체화

“인플레 고착화 않도록 모든 수단 동원”
금리인상 내년 6월서 상반기로 당길 듯
오미크론 우려 겹치며 증시·유가 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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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상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이 자리에서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응하기 위해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진행 속도를 높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워싱턴DC 게티/AFP 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상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이 자리에서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응하기 위해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진행 속도를 높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워싱턴DC 게티/AFP 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이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는 말을 버리겠다”며 긴축 방침을 처음 구체화하자 미 증시가 폭락했다. 금리 인상은 당초 내년 6월에서 상반기로 앞당겨질 전망이다.

파월 의장은 30일(현지시간) 상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나와 “인플레이션이 고착화하지 않도록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며 긴축으로 방향을 선회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연준은 그동안 인플레이션에 대해 ‘일시적’이라는 단어를 반복하면서 이를 근거로 초완화적인 정책을 펼쳤다.

이런 맥락에서 ‘자산매입 규모의 축소’(테이퍼링) 속도를 더 높이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그는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발표한 테이퍼링을 몇 달 앞당겨 마무리하는 걸 고려하는 게 적절하다고 본다”면서 “12월 FOMC 정례회의에서 이를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해 3월 이후 매월 1200억 달러씩 자산을 매입하며 시중에 돈을 풀던 연준은 지난달부터 이 규모를 매달 150억 달러씩 줄이겠다고 발표했는데 내년 이후에는 월 150억 달러보다 더 많이 매입량을 축소하겠다는 뜻이다. 씨티그룹은 내년 3월쯤 테이퍼링이 끝날 것으로 내다봤다. 기준금리 인상이 당초 예상한 내년 6월보다 훨씬 앞당겨진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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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출현으로 경기가 다시 위축될 수 있는 상황에서 긴축 정책을 시사한 것은 인플레이션이 더이상 참을 수 없을 만큼 심화하고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연준이 통화정책 결정에 참고하는 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10월 전년 동월 대비 4.1% 상승해 연준의 목표인 2%의 2배에 이른 상황이다.

그의 발언 직후 예상대로 미 증시는 폭락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86% 떨어졌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1.9%, 1.55%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5.4% 떨어졌다.

다만 오미크론은 연준의 통화 긴축 속도를 결정할 중요한 변수로 델타 변이와 같은 수준의 경제 타격이 발생한다면 긴축이 아니라 돈을 외려 풀어야 할 수도 있다. 파월은 “오미크론 변이 발생으로 고용과 경제에 하방효과가 발생하고, 인플레이션의 불확실성이 증대됐다”고 평가한 뒤 “앞으로 2주 동안 새로운 변이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1-12-02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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