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정권의 영토 주장 반영해 2014년에 교과서 제작 지침 개정
하늘에서 바라본 독도. 국회사진기자단
일본 문부과학성 관계자는 이날 오후 교과용 도서 검정 조사심의회 총회를 열어 내년 4월부터 중학교에서 사용될 교과서 검정 결과를 공개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검정을 통과하는 역사·지리·공민 분야 등 사회과 교과서에는 ‘독도가 일본 영토이며 한국이 이를 불법으로 점거하고 있다’는 주장이 대거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영토 주권을 부인하는 주장에 대해 일본 정부가 공식적으로 합격 판정을 내리는 셈이다.
문부과학성은 영토에 관한 교육을 중시해 온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의향에 따라 2014년에 독도와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가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내용으로 교과서 집필의 지침인 학습지도요령 해설서를 개정했다.
앞서 2015년에 검정을 통과한 중학교 교과서에서는 한국이 독도를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주장이 급증했다.
비슷한 흐름은 초등학교 교과서와 고교 교과서에도 반영되는 등 학습지도요령 해설서 개정의 영향이 이미 일본 초중고 교육 현장 전반에 확산한 상황이다.
이날 예정된 중학교 교과서 검정 결과 발표는 이를 재확인하는 수순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역사 분야에서는 일본이 전쟁과 식민지 지배 등으로 타국에 상처를 준 사실을 흐리거나 옹호하는 서술이 검정을 통과할 가능성이 있다.
앞선 검정에서는 가해 행위의 대표적 사례인 일본군 위안부 동원에 관한 기술이 대폭 축소됐다.
교과서 검정은 민간이 제작한 교재가 학교에서 교과서로 사용하기 적절한지를 정부가 심사하는 제도로 일본의 패전 직후인 1947년부터 이어졌다.
당국은 출판사가 제출한 검정 신청 도서를 검토해 조사·검정 의견을 내며 출판사는 검정에서 합격하기 위해 이를 토대로 책의 내용을 수정하는 과정을 거친다.
검정을 통과한 도서만 일선 학교에서 교과서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검정은 문부과학성이 학교 교육 내용을 좌우하는 강력한 수단으로 활용돼 왔다.
징용 판결에 대한 사실상의 보복 조치(수출 규제 강황)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이유로 한 입국 규제 일본의 일방적 조치로 한일 관계가 악화한 가운데 교과서 검정 결과 발표는 양국 외교에 또 다른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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