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과 이란 이중국적으로 자선단체 활동가로 일하다 체제 전복을 모의했다는 이유로 5년형을 선고받고 7일(현지시간) 가택연금 기간이 끝나 전자발찌를 제거해도 좋다는 허가를 받은 나자닌 자가리랫클리프가 홀가분한 마음으로 테헤란 부모 집 앞에서 웃고 있다.
자가리 가족 제공 로이터 연합뉴스
자가리 가족 제공 로이터 연합뉴스
나자닌 자가리랫클리프의 남편 리처드 랫클리프가 딸 가브리엘라를 안고서 지난 2019년 10월 1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기자회견을 갖던 중 다정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AFP 자료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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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과 이란 이중국적인 자가리랫클리프는 지난해 3월부터 코로나19 확산 탓에 교도소에서 풀려나 수도 테헤란의 부모 집에 가택 연금됐는데 변호사는 5년의 복역 기간을 마치면서 전자발찌를 제거하도록 허용됐다고 전했다. 그녀는 전자발찌를 제거한 것만으로도 이날만은 즐기고 싶다며 할머니 집을 찾아 식사를 하겠다고 했다고 영국의 남편 리처드 랫클리프는 전했다. 하지만 그녀가 이란을 떠날 수 있을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했다. 이와 관련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트위터에 글을 올려 “사랑하는 영국의 가족과 함께 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영원히 석방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란 반관영 이스나 통신은 그녀가 오는 14일 다시 법원에 소환됐다고 전했다. 법원 출두 명령은 지난해 9월 반체제 선동 혐의에 대한 추가 기소와 연관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인과 결혼한 자가리랫클리프는 지난 2016년 4월 돌이 막 지난 딸 가브리엘라(지금은 여섯 살)를 데리고 친정 가족을 만나러 이란을 방문한 뒤 영국으로 돌아가려다 공항에서 체포됐다. 그는 당시 영국 자선단체 톰슨로이터재단에서 프로젝트 매니저로 일하고 있었다. 그 뒤 그는 이란 정권을 ‘조용히 전복’하려는 계획을 짜 안보를 위협한 혐의가 인정돼 2017년 1월 징역 5년형을 선고받았다. ‘조용한 전복’은 무력이 아닌 반(反)이슬람·반정부 선동을 인터넷이나 소규모 모임 등을 통해 유포하는 피의자에게 쓰이는 표현이다.
이란 검찰은 지난해 9월 자가리랫클리프를 반체제 선동 혐의로 추가 기소했으나 이에 대한 재판은 그동안 미뤄져왔다. 영국 정부는 그의 석방을 줄기차게 요구했지만 이중 국적을 인정하지 않는 이란은 자국민이라면서 이를 완강히 거부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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