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위원장에 황현산 교수 위촉
“한국문화예술위원회도 독자적으로 블랙리스트 사태에 대한 진상 조사를 하고 그 실상을 파악해야 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황현산 신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문학평론가인 황 위원장은 자신도 블랙리스트의 피해자로 박근혜 정부가 특수한 목적으로 작성한 ‘문화계 블랙리스트’ 명단에 포함됐다. 그가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성명에 이름을 올린 점 등이 주효하게 작용했다는 게 문단이 유추하는 이유다.
황 위원장은 “공식 임명 전 문예위 워원장에 내정된 걸 통보받았지만 문학인들과 특별히 의견을 나누거나 한 바는 없다”면서도 “이심전심으로 문화예술인 대부분은 블랙리스트의 진실을 알고 싶어 하고 그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건 잘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남 목포 출신으로 고려대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교편을 잡아 온 황 위원장은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를 우리말로 번역했으며 비평집 ‘말과 시간의 깊이’, 산문집 ‘밤이 선생이다’ 등을 썼다. 2012년 제11회 아름다운 작가상을 수상했고 한국번역비평학회 초대회장도 지냈다.
예술위는 연간 2000여억원을 문화예술계 지원 사업에 투입하는 기관이다. 지난 정부에서 ‘문화계 블랙리스트’ 집행 기관이라는 주홍글씨가 새겨졌고, 박명진(70) 전 위원장은 임기를 1년 가까이 남겨 두고 지난 6월 사퇴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날 “지난 17일 문예위 신임 위원들의 간담회 자리에서 임원추천위원회가 공개 모집 절차를 거쳐 추천한 후보자들에 대해 의견을 나눴고 이를 토대로 문체부 장관이 황 위원장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임기는 2020년 11월 26일까지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2017-11-28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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