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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옥 박사 동상 철거…“그는 아우내만세운동 때 없었다”

조병옥 박사 동상 철거…“그는 아우내만세운동 때 없었다”

이천열 기자
이천열 기자
입력 2021-10-26 15:05
업데이트 2021-10-26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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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옥(1894~1960) 박사는 1919년 아우내 독립만세 운동 때 미국 유학 중이었다”

충남 천안시는 지난달 8일 병천면 아우내독립만세기념공원 ‘그날의 함성’ 조형물 중 조병옥 박사 동상(청동)을 철거했다고 26일 밝혔다. 민족문제연구소가 “조 박사는 아우내 만세와 무관하다”며 철거를 요구한 때문이다. 대신 시는 5000만원을 들여 그 자리에 인물을 특정할 수 없는 동상을 만들어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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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내독립만세운동 기념공원에 세워졌다 철거된 조병옥 박사 동상. 민족문제연구소 천안지회 자료
아우내독립만세운동 기념공원에 세워졌다 철거된 조병옥 박사 동상. 민족문제연구소 천안지회 자료
그날의 함성 조형물은 2009년 10월 ‘3·1 운동 90주년’을 맞아 모 작가가 횃불을 든 유관순 열사를 비롯해 1919년 4월 1일 천안시 병천면 아우내장터 만세운동 당시 시위군중 10명을 동상으로 표현한 것으로 조 박사를 닮은 조형물은 양복 차림에 나비넥타이를 하고 있었다.

시 관계자는 “작가가 유관순 열사 뒤에 만세운동을 한 일반 주민의 동상을 만들면서 독립운동에 참여한 조 박사 부친의 조형물을 넣는 과정에서 그 모습을 몰라 조 박사 사진을 보고 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면서 “동상에 조병옥 박사라고 표기하지 않았지만 관람객들이 조 박사로 알아 시민단체에서 줄기차게 철거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조 박사는 1918년 미국에 건너가 박사학위를 받은 뒤 1925년 귀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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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내독립만세기념공원 ‘그날의 함성’ 조형물. 왼쪽 두번째 조병옥 박사 동상이 새로 바뀌었다. 천안시 제공
아우내독립만세기념공원 ‘그날의 함성’ 조형물. 왼쪽 두번째 조병옥 박사 동상이 새로 바뀌었다. 천안시 제공
민족문제연구소 천안지회는 2년 전부터 “국가 권력의 폭력으로 무고한 양민을 학살하고 빨갱이란 이념의 잣대를 씌워 제주도를 피로 억압한 조병옥을 독립만세 기념공원에 동상으로 건립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천안시에 철거를 요구했다. 제주 4.3 사건 때 조 박사는 미군정청 경무부장으로 있었다.

이들은 이날 천안시청에서 조 박사 동상 철거 환영 기자회견을 열고 “조병옥은 ‘공’이 있지만 ‘과’도 분명하기 때문에 동상 교체 과정을 기록한 표지판을 설치해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추가로 요구했다.

이에대해 시 관계자는 “동상 교체 과정을 담은 표지판을 세울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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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옥 박사 대신 새로 만들어져 설치된 동상 모습. 천안시 제공
조병옥 박사 대신 새로 만들어져 설치된 동상 모습. 천안시 제공


천안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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