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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항공모함 표적에 왜 ‘파란색’이라고 썼을까 [밀리터리 인사이드]

中, 항공모함 표적에 왜 ‘파란색’이라고 썼을까 [밀리터리 인사이드]

정현용 기자
정현용 기자
입력 2021-11-14 08:23
업데이트 2021-11-14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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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장비 전시회에서도 공개된 항모 표적

中사막에서 발견된 거대한 구조물
美항공모함 모양…이동용 레일도
군사장비 전시회서 ‘청색’ 명명

美 해군연구소 “파란색은 미국”
탄도미사일 표적 목적으로 만든 듯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타클라마칸 사막에서 발견된 미국 항공모함 갑판 모양의 구조물. 맥사테크놀로지 캡처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타클라마칸 사막에서 발견된 미국 항공모함 갑판 모양의 구조물. 맥사테크놀로지 캡처
최근 중국 사막 한가운데에 설치된 항공모함 모형이 큰 화제가 됐습니다. 미국 해군연구소(USNI) 뉴스는 지난 7일(현지시간) 인공위성 전문기업 맥사테크놀로지로부터 입수한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의 타클라마칸 사막에서 항모 갑판 모양의 모형이 발견된 겁니다.

폭 6m의 레일로 이동하는 길이 75m 크기의 항모 모형이었는데, 인근에서는 미 알레이버크급 이지스 구축함과 모양과 크기가 비슷한 모형 2개도 함께 발견됐습니다. 공교롭게 이 지역은 중국이 ‘항모 킬러’로 부르는 탄도미사일 ‘DF(둥펑)-21D’와 ‘DF-26’의 사격 훈련을 하는 지역입니다. 두 미사일은 사거리가 각각 1700㎞와 4000㎞에 이릅니다.
●또다시 발견된 항모…480㎞ 떨어진 지역
이틀 뒤인 9일에는 직선으로 480㎞ 가량 떨어진 지역에서 길이 173m 크기의 항모 표적이 발견됐습니다. 모양은 미 신형 핵항모인 포드급과 비슷했습니다. 앞서 발견된 항모 모형과 달리 돌출된 센서나 갑판 건조물은 거의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타클라마칸 사막에서 발견된 두번째 미국 항공모함 구조물. 첫번째 구조물에서 480㎞ 가량 떨어져 있다. 맥사테크놀로지 캡처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타클라마칸 사막에서 발견된 두번째 미국 항공모함 구조물. 첫번째 구조물에서 480㎞ 가량 떨어져 있다. 맥사테크놀로지 캡처
USNI는 중국이 이 구조물을 특정 ‘색상‘으로 지칭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올해 초 중국 최대 미사일 제조업체인 중국항천과학공업그룹(CASIC)은 군사장비 전시회에서 사막 표적과 매우 비슷한 항모 모형을 공개했습니다.

전투기 이착륙을 위한 유도선 안쪽과 갑판 외곽에는 사막의 항모와 비슷한 형태로 각종 센서와 전자장비가 세워져 있었습니다. 다만 당시엔 미사일 제조업체가 왜 레일이 달린 항모 모형을 제작했는지 이유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지난 9월 28일부터 지난달 3일까지 열린 중국 국제항공우주박람회(주하이에어쇼)에서도 이 모형이 공개됐습니다. 모형 옆에는 ‘지상 기반 통합 청색 전자 육군 시스템’이라는 난해한 이름이 붙어있었습니다. 분명 항모 색상은 회색이었는데, ’파란색‘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여기서 ‘파란색’은 미국을 의미한다고 USNI는 지적했습니다. 중국은 붉은색, 적대 세력인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국가는 파란색을 의미한다는 겁니다. 미사일 공격을 목적으로 한 미 항모 표적 개발을 이미 예전부터 연구해왔다는 분석입니다. 하지만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8일 정례브리핑에서 “(항모 표적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사막의 항공모함 모형과 비슷한 ‘지상 기반 통합 청색 전자 육군 시스템’ 모형. 미 해군연구소 뉴스 캡처
중국 사막의 항공모함 모형과 비슷한 ‘지상 기반 통합 청색 전자 육군 시스템’ 모형. 미 해군연구소 뉴스 캡처
●“기술 노출 숨기려” “대놓고 전력 과시”
그럼 왜 중국은 사막에 항모 표적을 만들었을까. 미 군사 전문가들은 중국이 미사일 기술을 노출시키지 않기 위해 이런 표적을 만들었을 것이라고 추측합니다. 바다에 미사일을 발사하면 미국이 파편을 수거해 기술을 파악할 위험이 있습니다. 반면 사막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면 그런 위험은 크게 줄어듭니다. 또 발사체 비행궤적 등 핵심기술에 대한 파악도 어려워집니다.

다만 항모 표적에 실제 미사일을 발사한 흔적은 아직 없습니다. 표적을 만든지 얼마되지 않아 실사격 훈련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분석과 실제 미사일이 아닌 센서로 모의실험을 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탄도미사일 둥펑(DF)-26을 사막에서 시험 발사하는 모습. 81TV 캡처
탄도미사일 둥펑(DF)-26을 사막에서 시험 발사하는 모습. 81TV 캡처
가까운 거리에서 쏜 미사일조차 움직이는 항모를 타격하기 쉽지 않은 만큼, 고정된 표적을 활용한 훈련이 그다지 큰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그래서 블룸버그통신 등 일부 미국 언론들은 중국이 일부러 미국 정보 위성에 노출되도록 해 미사일 전력을 과시한 것이라는 추측도 내놓았습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인도태평양 전역에서 군사적 위협이 증가하고 있고 중국이 빠른 속도로 새로운 공격능력을 갖추는데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대만 갈등과 남중국해 항행, 경제 패권, 안보동맹 등 곳곳에서 파열음이 커지면서 미중 긴장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우리도 외교·군사적 대비가 필요합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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