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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Gucci”가 이런 뜻이라는데… [명품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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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ㅣ 수정 : 2022-01-28 07:43 문화 섹션 목록 확대 축소 인쇄

마릴린 먼로는 티파니를, MZ세대는 ‘이것’을 부른다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구찌
1921년 설립 후 100년
젊은 층에게 최근 더 사랑받아
내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고용 전략 수정
코로나19 이후 오히려 매출 상승
“I am Gucci”가 이런 뜻이라는데… [명품톡+] 구찌는 1921년 이탈리아에서 창립한 후 현재까지 거듭된 혁신을 겪었다. 2004년쯤 고루한 디자인 등으로 경영 부침을 겪었으나 2015년 내부 직원 알렉산드로 미켈레를 메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내세우며 문제를 타개하기 시작했다. 사진은 과거의 뱀부백부터 현재의 원색 위주 디자인까지, 구찌의 전통과 현대의 조화가 이뤄진 제품들이다. 구찌 제공 2022.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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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 am Gucci”가 이런 뜻이라는데… [명품톡+]
구찌는 1921년 이탈리아에서 창립한 후 현재까지 거듭된 혁신을 겪었다. 2004년쯤 고루한 디자인 등으로 경영 부침을 겪었으나 2015년 내부 직원 알렉산드로 미켈레를 메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내세우며 문제를 타개하기 시작했다. 사진은 과거의 뱀부백부터 현재의 원색 위주 디자인까지, 구찌의 전통과 현대의 조화가 이뤄진 제품들이다. 구찌 제공 2022.01.27

“I am Gucci”
“Life is Gucci”
“It is all Gucci”

이 세 문장 속 Gucci의 공통점은 ‘좋다’의 대체어라는 것이다. Gucci는 럭셔리 브랜드 구찌를 일컫는다. 구찌의 인기가 높자 영어 ‘슬랭’에도 등장한 것이다. 좋은 의미에서다.

명품에는 필수 조건이 있다. 희소성이다. 희소성이 없다면 명품이라 부르기 어렵다. 혹자는 명품을 말하면 사치를 떠올리지만 다른 한 편에선 예술을 생각한다. 희소성과 예술. 여기에 더해져야 할 건 시간이다. 한 브랜드가 잇따라 성공적인 라인을 내놓고 시장의 반응을 얻는다는 것은 막대한 돈과 시간이 들어가야 하는 일이다.

● 젊은 명품, 좋은 일일까

그렇기 때문에 명품이 젊어진다는 것은 마냥 긍정적으로 읽힐 만한 일은 아니다. 헤리티지를 중시하는 브랜드의 경우 그렇기 때문에 소량을 매장에 구비하고 아무에게나 제품을 보여주지 않는다. 헤리티지는 브랜드 유산과 전통 등을 통합해 일컫는 개념이다.

헤리티지의 희소성을 가장 중시는 대표적 럭셔리 브랜드는 에르메스다. 에르메스는 자사 브랜드에서 구매한 기록이 있는 소비자에게만 버킨백을 내어준다. 유명한 사람이 간다고 해서 보여주는 것도 아니다. 아무나 볼 수 없다. 사람의 유명세, 외모보다 브랜드의 스토리를 이해하느냐를 우선으로 여기는 셈이다.

언뜻 보면 그런 면에서 구찌는 헤리티지 보전의 위기에 선 것처럼 보인다. 국내 한 매체가 2020년 전국 만 15~34세 중 6개월간 럭셔리 브랜드 제품을 구매한 경험한 적이 있는 이들을 조사한 결과, 구찌는 ‘명품’하면 떠오르는 브랜드 1위를 차지했다. 응답자의 41.2%가 구찌를 택했으니 젊은층에게 절정의 인기를 구가하는 셈이다. 하나 더 눈여겨 봐야할 건 10대 후반 응답자의 61.9%도 구찌를 골랐다는 점이다.

미국 10대 역시 구찌를 친숙하게 여긴다. 앞서 언급된 “I am Gucci”라는 표현은 미국에서 좀 더 세게 표현하면 “나 좀 쩐다”는 느낌으로 받아들인다. 오늘 좀 잘났을 때, 자신의 상태가 괜찮을 때 이렇게 자신을 지칭한다.

● 마릴린 먼로는 티파니 불렀는데
MZ세대는 구찌 불러


할리우드 배우 마릴린 먼로가 티파니를 부르며 춤췄던 것처럼, 최근 2년간 ‘구찌’가 국내외 노래서 상징적 가사로 등장하는 등 새 세대의 이른바 ‘플렉스’ 선망 대상으로 등장한 것이다.

확산을 자극한 건 소비 문화다. 인플루언서, 유명인이 사용하는 명품을 이제 스크린 터치 한 번으로 볼 수 있으니 구찌의 전략도 변했다. 2020년 구찌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이후 디지털 친화 새 전략을 짠다. 코로나 확산이 지속돼 더 이상 오프라인 쇼를 세울 수 없었기 때문이다.

MZ세대에게 구찌를 각인시킨 건, 내부 디자이너에 불과했던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승진한 이후의 일이다.
“I am Gucci”가 이런 뜻이라는데… [명품톡+] 알렉산드로 미켈레 구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처음으로 구찌의 현대적인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던 것은 2015 년 1 월 가을·겨울 남성복 런웨이쇼였다. 구찌에 대한 그의 전체적인 비전은 2015 년 2 월 가을·겨울 여성복 런웨이쇼에서 나타났다. 구찌 제공. 2022.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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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 am Gucci”가 이런 뜻이라는데… [명품톡+]
알렉산드로 미켈레 구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처음으로 구찌의 현대적인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던 것은 2015 년 1 월 가을·겨울 남성복 런웨이쇼였다. 구찌에 대한 그의 전체적인 비전은 2015 년 2 월 가을·겨울 여성복 런웨이쇼에서 나타났다. 구찌 제공. 2022.01.27

미켈레의 구찌는 원색, 커다란 디자인 등 이른바 ‘디오니소스백’으로 불리는 혁신적 라인 등으로 등돌렸던 MZ세대의 마음을 확실히 사로잡았다. 당시 구찌는 유명 디자이너를 발탁하지 않은 이유로 미켈레의 구찌 아카이브 구현 능력, 협업 가치 등을 내세우며 미켈레에게 힘을 실어줬었다.

당시 알렉산드로 미켈레 구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우리는 매우 작은 존재인 걸 깨달았다”며 런웨이를 위해 시즌마다 신제품을 출시해 선보이던 관행을 없앴다. 새 시대 적응에 나선 것이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브랜드의 디자인 콘셉트를 정하는 등 브랜딩의 실질적 수장 역할을 하는 이를 가리키는 말이다. 그는 “계절마다 치르는 쇼 등 행사를 버리기로 했다”며 “1년에 두 번만 만날 것이며 시기는 불규칙적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구찌의 선택은 옳았다. 구찌는 코로나19 이후에도 몇 차례에 걸쳐 일부 품목 가격을 평균 10% 인상했지만 인기는 되레 높아졌다.

2015년 1월, 알레산드로 미켈레를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한 이후 화려한 꽃무늬와 뱀·호랑이·벌·나비 등 동식물 모티브 자수 및 장식을 썼다. 미켈레 영입 이후 구찌는 연간 40~50% 성장세를 거듭했다.

디지털 전략을 확대하기 시작한 2020년에는 온라인 매출 성장이 전년 대비 약 70% 증가했다. 물론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 소비가 줄어든 덕분이나 발빠르게 온라인 스토어를 정비하지 않았다면 얻을 수 없는 성적이었다. 럭셔리 브랜드의 경우 디지털 전략에 다소 폐쇄적인 부분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는 럭셔리 브랜드 내의 혁신으로 읽힐 만하다.
“I am Gucci”가 이런 뜻이라는데… [명품톡+] 대나무 손잡이가 눈길을 끄는 뱀부백. 1940년 후반에 피렌체 구찌 아뜰리에에서 처음으로 사용한 대나무 디자인이다. 흥미로운 뒷 얘기도 있다. 뱀부는 세계 2차 대전 직후 자원 부족으로 일본에서 대나무만이 유일하게 수입 가능해 핸드백에 사용될 고급스러운 가죽이 부족해 이를 대신할 소재로 선택했던 것이다. 예상 외로 높은 반응을 얻어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 구찌 제공. 2022.01.27

▲ “I am Gucci”가 이런 뜻이라는데… [명품톡+]
대나무 손잡이가 눈길을 끄는 뱀부백. 1940년 후반에 피렌체 구찌 아뜰리에에서 처음으로 사용한 대나무 디자인이다. 흥미로운 뒷 얘기도 있다. 뱀부는 세계 2차 대전 직후 자원 부족으로 일본에서 대나무만이 유일하게 수입 가능해 핸드백에 사용될 고급스러운 가죽이 부족해 이를 대신할 소재로 선택했던 것이다. 예상 외로 높은 반응을 얻어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 구찌 제공. 2022.01.27

● ‘헤리티지 아닌 권력’ 없애고
디지털 전략 확대


구찌는 과거 고루한 디자인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그러나 화려한 디자인으로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불황 이후에도 성장을 이어왔다. 코로나19 이후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며 옷의 계절감의 중요성이 떨어지자 날씨, 성별 등에 따라 디자인하고 분류하던 옷들을 달리 해석하기도 했다. 계절감 없는 ‘시즌리스’, 성별 구분 없는 ‘젠더리스’가 그것이다.

이런 방침에 따라 코로나19 이후 구찌는 새 컬렉션을 공개할 때 디지털 런웨이 필름을 사용하고 있다. 그간 런웨이, 메이크업 등 현장에만 중점을 두던 방식과 수용자에게 일방적 디자인을 전달하는 것에서도 벗어나고 있다. 그간 ’프런트로우‘ 권력이 패션계의 상징이 되었던 것에서 나아간 것이다.
“I am Gucci”가 이런 뜻이라는데… [명품톡+] 구찌 가문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하우스 오브 구찌’ 보도 스틸.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극중 가판대에 판매되는 가품 구찌를 보고 분노한 캐릭터의 모습이다. 2022.01.27

▲ “I am Gucci”가 이런 뜻이라는데… [명품톡+]
구찌 가문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하우스 오브 구찌’ 보도 스틸.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극중 가판대에 판매되는 가품 구찌를 보고 분노한 캐릭터의 모습이다. 2022.01.27

프런트로우는 런웨이 양 옆으로 설치된 좌석의 앞 줄에 앉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주로 패션계 유력 인사들이 초대되므로 ‘누가 그 자리에 앉는지’도 초미의 관심사였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모두가 평등해져 이런 권력도 소용없어졌다.

실제 패션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대면 방식의 새 컬렉션 공개 등이 이뤄지며 과거엔 ‘패션 권력’으로 자리잡았던 프론트로우가 일반에게 공개됐다는 점에서 평등 가치를 구현했다는 평도 나온다.

구찌 홈페이지에선 ‘온라인 단독’ 등의 항목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기존 명품 브랜드가 구색 맞추기식 온라인 스토어를 낸 것과 달리 오프라인 매장과의 차별화를 확실히 한 부분이다.

구찌는 ‘온라인 단독 구찌 홀스빗 1955 리버티 런던(Liberty London) 핸드백’ 등 이 라인 제품을 “레트로 감성”이라면서도 “새롭게 해석한 스토어”라고 강조한다. 헤리티지와 새 기술의 조화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재고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 일부 럭셔리 브랜드와 달리 재고 보유 유무와 1~3일 이내 배송 가능 여부까지 표기했다. 소비자가 온라인몰에서 구매하며 기대하는 신속함, 편안함을 충족하려는 것이다. 소비자의 접근 벽을 낮추려는 시도의 결과다.
“I am Gucci”가 이런 뜻이라는데… [명품톡+] 구찌 가문의 이야기를 토대로 만든 영화 ‘하우스 오브 구찌’의 한 장면이다.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2022.01.27

▲ “I am Gucci”가 이런 뜻이라는데… [명품톡+]
구찌 가문의 이야기를 토대로 만든 영화 ‘하우스 오브 구찌’의 한 장면이다.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2022.01.27


● “It is all Gucci”

사실 시작부터 구찌는 혁신을 거듭하며 현재의 정상 자리까지 왔다. 호텔에서 일하며 손님들의 가방을 눈여겨 보던 구찌오 구찌는 여행 가방 전문 업체로 브랜드를 시작했다. 이후 핸드백·트렁크·장갑·신발·벨트 등 컬렉션이 생산됐다.

1940~50년대 구찌가 선보인 홀스빗 장식과 등자 장식, 전통 안장 끈에서 착안된 초록색·붉은색·초록색의 장식, 말 안장 곡선에서 영감을 얻어 현재까지 내려오고 있는 뱀부백 등은 현재까지 사랑받는 헤리지티의 정석이다. 현재 널리 사랑받는 두 개의 G가 서로 얽힌 로고는 1960년대 중반에 만든 것이다.

1921년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태어난 구찌는 100년이 흘러 사람들 사이에서 “좋다”의 대명사가 됐다. 헤리티지의 희소성을 강조하는 임원진이라면 펄쩍 뛸 일이지만, 이에 따라 오는 매출 지표를 본다면 “It is all Gucci” 하고 넘길 법도 하다.
“I am Gucci”가 이런 뜻이라는데… [명품톡+] 구찌 가문의 이야기를 토대로 만든 영화 ‘하우스 오브 구찌’의 한 장면. 구찌 일원들이 모인 모습이다.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2022.01.27

▲ “I am Gucci”가 이런 뜻이라는데… [명품톡+]
구찌 가문의 이야기를 토대로 만든 영화 ‘하우스 오브 구찌’의 한 장면. 구찌 일원들이 모인 모습이다.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2022.01.27



강민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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