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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보이콧 10개국뿐… ‘깐부’ EU도 소극적 … 전통 우방 vs 경제파트너 사이 글로벌 묘수 찾기

올림픽 보이콧 10개국뿐… ‘깐부’ EU도 소극적 … 전통 우방 vs 경제파트너 사이 글로벌 묘수 찾기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22-01-27 17:56
업데이트 2022-01-27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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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외교적 보이콧’ 성적표 부진

유럽 “들러리 전락” 의식 팽배
한국은 ‘의전서열 2위’ 절충안
왕이, 블링컨 통화 “방해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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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국 선수단 확진… 올림픽 방역 총력
입국 선수단 확진… 올림픽 방역 총력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 D-8인 27일 서우두 국제공항으로 입국하는 프랑스 선수들이 방역복을 입은 관계자 옆에서 건강상태 확인서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지난 23일 중국에 입국한 선수단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는 등 베이징에서 확진자가 잇따르자 당국은 선수단과 주민 간 격리를 한층 강화했다.
베이징 AFP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가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베이징동계올림픽 정부 대표로 파견하기로 정하고 박병석 국회의장도 개막식에 참석한다고 밝히면서 ‘미국을 의식해 대통령 방문은 자제하되 중국을 배려해 의전서열 2위 인사가 올림픽을 찾는 절충안’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 등 주요국이 ‘전통적 우방’인 미국과 ‘경제 파트너’인 중국 사이에서 묘수를 찾고자 고심하는 가운데 과연 미국의 ‘외교적 보이콧’ 선언은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했을까.

27일 현재 공식적으로 외교적 보이콧을 천명한 나라는 대만을 포함해 10곳 정도다. 지난해 12월 6일 미 백악관은 “올림픽에 선수단을 파견하되 정부 사절단은 보내지 않겠다”며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했다. 신장 위구르자치구에서 벌어지는 인권 탄압 등을 이유로 들었다. 곧바로 미국의 최상위 정보 동맹인 영국과 캐나다, 호주가 동참 의사를 밝혔고, 일본도 대표단에 정부 고위 관리를 내세우지 않기로 했다. 유럽 국가인 리투아니아도 독자적으로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했다. 이후 벨기에와 덴마크, 에스토니아, 코소보 정도가 합류했다.
뉴질랜드와 오스트리아, 슬로베니아, 스웨덴, 네덜란드, 스위스 등도 올림픽에 정부 대표단을 보내지 않기로 했지만 이들 국가가 내세운 불참 이유는 ‘코로나19 방역’이다. 독일은 외교·체육장관이 ‘개인적 소신’을 내세워 올림픽 참석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감염병 확산을 우려해 불참을 발표한 나라를 더해도 20개국을 넘지 않는다. 미국의 기대에 크게 못 미친다.

특히 ‘깐부’(같은 편)인 유럽연합(EU)의 소극적 태도가 뼈아플 수밖에 없다. 차기 올림픽 개최국인 프랑스(2024년)와 이탈리아(2026년)를 포함해 대다수가 정부 대표단을 파견해서다. 여기에는 ‘외교적 보이콧이 중국의 인권 상황을 개선하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되레 미중 패권경쟁 국면에서 미국의 들러리만 서 주는 꼴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9월 미국이 유럽을 배제하고 ‘앵글로 색슨 동맹’ 오커스(미국·영국·호주)를 출범시킨 데 대한 반감도 작용했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이런 저조한 실적은 중국의 권위주의적 탄압에 맞서 글로벌 연합체를 만들어야 할 미국의 위상과 신뢰를 약화시킨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장관)은 이날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에게 “미국이 베이징올림픽을 방해하는 것과 대만 문제로 카드놀이를 하는 것을 즉시 중단하라”고 촉구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전했다. 왕 국무위원은 “양국 정상은 지난해 11월 화상회담에서 미중 관계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방향을 제시했다. 그러나 미국은 여전히 중국에 관한 잘못된 언행을 쏟아 내 양국 관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블링컨 장관은 “양국 정상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밝힌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며 “미중 사이에 이견이 있는 만큼 미국은 책임 있는 자세로 이견을 관리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응수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2022-01-28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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