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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우크라 서·북부에 미사일 수십 발 발사…남부는 주민 대피 행렬

러, 우크라 서·북부에 미사일 수십 발 발사…남부는 주민 대피 행렬

손지민 기자
입력 2022-06-25 19:07
업데이트 2022-06-25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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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북부 군사 기지 및 군 훈련소 포격받아
“남부 도시 매일 포격…살고 싶으면 떠나라”
英총리 “우크라에게 ‘나쁜 평화’ 강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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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격에 살아 남았지만 남은 건 폐허 뿐
폭격에 살아 남았지만 남은 건 폐허 뿐 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의 북쪽 외곽의 폭격 피해 아파트에서 한 주민이 완전히 파괴된 건물 앞에 서 있다. 이 아파트는 지난 3월 14일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극심한 피해를 본 곳으로 사상자가 다수 발생한 곳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이 동남부 돈바스 지역에 집중되면서 전쟁을 피해 키이우를 떠났던 시민들이 집으로 돌아오고 있지만, 폭격 피해지역의 주민들은 부서진 집에서 쓸 수 있는 가재도구만 수습하고 있다. 2022.6.11 연합뉴스
러시아의 침공을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가 동·서·남·북 모두 러시아의 포격을 받는 등 수세에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북부 미사일 포격받아…군인 5명 사상
러시아는 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서부와 북부에 수십 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막심 코지츠키 르비우 주지사는 이날 흑해에서 6발의 미사일이 발사됐으며, 이 가운데 4발이 야보리우의 군사 기지를 타격했다고 밝혔다. 르비우는 우크라이나 서부의 주요 도시다.

코지츠키 주지사는 “이번 피격으로 군인 4명이 부상했다”면서 2발은 요격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야보리우 기지는 외국인 자원병을 포함한 군 훈련소가 있는 곳이다. 지난 3월에도 러시아가 이곳을 미사일로 공격해 35명이 숨지고 약 130여 명이 부상한 바 있다.

북부 지토미르 주에도 러시아 미사일 수십 발이 떨어졌다.

비탈리 부네츠코 지토미르 주지사는 “지토미르 시 인근의 군사 기지를 노리고 약 30발의 미사일이 발사됐다”며 “약 10발은 격추됐으며, 나머지 미사일이 떨어져 군인 1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말했다.

수도 키이우 북쪽 체르니히우 주의 데스나 마을도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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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군 총공세에 피란길 나선 우크라 동부 주민들
러군 총공세에 피란길 나선 우크라 동부 주민들 우크라이나 동부 크라마토르스크에서 19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총공세에 주민들이 서둘러 짐을 챙겨 내륙 도시 드니프로로 가는 피란 버스에 오르고 있다. 러시아는 전날 지상군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일대로 진입시키고 전선을 따라 포격과 로켓 공격을 강화하는 등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2022.4.19 크라마토르스크 AP 연합뉴스
바체슬라우 차우스 체르니히우 주지사는 “데스나가 대규모 공격을 받았다”며 “기반시설이 손상됐지만 인명 피해는 없었다”고 전했다.

데스나에는 우크라이나 군 훈련소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 사실상 러 장악” 지적…남부는 주민 대피
우크라이나군은 동부 돈바스 전선 요충지인 세베로도네츠크에서 철수하기 시작했다.

CNN 등에 따르면 로만 블라센코 세베로도네츠크 군정청장은 전날 “우크라이나군은 전날부터 세베로도네츠크에서 철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블라센코 군정청장은 “철수는 시작했지만 작전이 며칠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여전히 돈바스에는 여러 부대가 남아 있다”며 “남은 부대가 많아서 철수하는 데 며칠이 걸릴 것 같다”고 했다. 다만 어디로 철수하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러시아군은 루한스크주에 마지막 남은 리시찬스크에도 포격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대변인 올렉산드르 모투자니크는 리시찬스크 일부 정착촌이 러시아군의 공격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파괴된 잔해 더미 속에서 찾은 가족사진을 들여다보는 우크라 여성.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파괴된 잔해 더미 속에서 찾은 가족사진을 들여다보는 우크라 여성.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모투자니크는 “공습이 가장 많이 일어난 곳은 세베로도네츠크에서 남쪽과 남동쪽 방향에 있는 정착지”라며 “적군은 공습 횟수를 크게 늘렸고, 이로 인해 정착촌 내 많은 건물이 파괴됐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는 세베로도네츠크를 완전히 장악하고 리시찬스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을 포위하고 주요 물류 통로를 차단하기 위해 공격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남부 최전선 도시로 주요 곡물수출항 중 하나인 미콜라이우에선 주민 대피가 한창이다.

미콜라이우의 올렉산드르 시에네케비치 시장은 “현재 약 23만 명의 사람들이 미콜라이우시에 남아있다”며 “도시는 매일 포격을 당하고 있다. 살고 싶은 모든 사람에게 도시를 떠나라고 권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에네케비치 시장은 최근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어린이 6명을 포함해 111명이 숨지고 502명이 부상입었다고 전했다.

英총리 “우크라, 불리한 합의 우려”
한편 우크라이나군이 수세에 몰린데다가, 전쟁 장기화로 세계 경제가 악화되면서 우크라이나가 불리한 협상을 강요받을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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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AFP 연합뉴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AFP 연합뉴스
가디언 등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르와다 수도 키칼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너무 많은 나라들이 이것(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전쟁)은 불필요한 전쟁이라고 말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에게 ‘나쁜 평화’를 촉구, 아마도 강요하기 위한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쟁 장기화가 세계의 식량위기 등을 부르는 등 경제적 영향을 주자, 이를 벗어나려는 세계 각국의 압력에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빠르지만 불리한 협상을 할 수도 있다는 우려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원하는 바를 이룬다면, 이는 결국 국제 안보와 경제에 “장기적인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평화 협상은 지난 4월 15일 이후 중단되는 등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손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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