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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날아간 현무2… 軍신뢰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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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ㅣ 수정 : 2022-10-06 00:58 국방·외교 섹션 목록 확대 축소 인쇄

北 도발 대응 과정서 망신살

1㎞ 날다 민가 700m 인근 낙탄
한국형 3축 신뢰성 저하 우려
주민 신고에도 아침까지 ‘쉬쉬’

“北도발 응징” 자신하더니… 강릉에 섬광,굉음,불꽃 ‘한밤의 날벼락’
軍 골프장으로 떨어져… 공포의 밤  지난 4일 저녁 군당국이 강원 강릉시의 모 비행단 사격장에서 발사한 현무2C 탄도미사일이 발사 직후 비정상적으로 비행하다가 비행단 영내 골프장에 추락한 사고가 발생했다. 밤사이 불길과 함께 큰 폭발음이 여러 차례 들려 주민들이 불안한 밤을 보냈다. 사진은 인근 주민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온 추락 당시의 현장 모습.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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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軍 골프장으로 떨어져… 공포의 밤
지난 4일 저녁 군당국이 강원 강릉시의 모 비행단 사격장에서 발사한 현무2C 탄도미사일이 발사 직후 비정상적으로 비행하다가 비행단 영내 골프장에 추락한 사고가 발생했다. 밤사이 불길과 함께 큰 폭발음이 여러 차례 들려 주민들이 불안한 밤을 보냈다. 사진은 인근 주민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온 추락 당시의 현장 모습.
페이스북 캡처

북한이 지난 4일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한 것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 군이 발사한 지대지미사일 ‘현무2C’가 발사 직후 전방이 아닌 후방으로 약 1㎞ 날아가 추락하는 바람에 체면을 구겼다. 자칫 주변 민간인 거주지역으로 떨어졌다면 대형 참사가 발생할 수도 있었던 아찔한 순간이었다. 북한을 향해 “단호한 대응”을 하려던 당초 계획이 틀어진 것은 물론, 미사일 전력에 대한 신뢰 위기까지 자초한 모양새다.

5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과 주한미군은 전날 밤 한국군이 현무2C(사거리 800㎞)를 발사한 뒤 한국군과 주한미군이 에이태큼스(ATACMS·사거리 300㎞)를 2발씩 순차적으로 발사하는 연합 지대지미사일 사격훈련을 계획했다. 하지만 강원 강릉시 모 비행단 사격장에서 발사한 현무2C 1발이 발사 직후 비정상적으로 비행하다가 비행단 영내 골프장 페어웨이에 추락했다. 추락한 현무2C 미사일은 원래 동해 방향으로 발사하려 했지만 후방, 즉 기지 내부 쪽으로 날아갔다.
우리 군이 지난 4일 발사한 지대지미사일 현무2C가 발사 직후 전방이 아닌 후방으로 약 1㎞ 날아가 추락한 가운데 5일 탄이 떨어진 강원 강릉의 부대에서 폭발물이 적힌 팻말이 붙은 차량이 나오고 있다. 강릉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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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군이 지난 4일 발사한 지대지미사일 현무2C가 발사 직후 전방이 아닌 후방으로 약 1㎞ 날아가 추락한 가운데 5일 탄이 떨어진 강원 강릉의 부대에서 폭발물이 적힌 팻말이 붙은 차량이 나오고 있다.
강릉 뉴스1

사고 뒤 미사일 추진제(연료)가 연소하면서 화재가 발생했지만 탄두는 폭발하지 않았다. 탄두는 후방 1㎞ 지점에서, 미사일 추진체는 여기서 400m가량 더 후방인 지점에서 발견됐다. 탄두가 발견된 곳에서 남쪽으로 약 700m 지점에 민가가 있었다. 합참 관계자는 발사 현장에 있던 미사일전략사령관이 안전 상황을 확인해 에이태큼스 사격은 가능하다고 판단했으며, 이날 새벽 1시쯤 에이태큼스 2발씩 모두 4발을 동해로 발사해 가상표적을 정밀타격했다고 전했다.

군은 국방과학연구소(ADD), 생산업체 등과 합동으로 현무2C 미사일 낙탄 원인을 분석하고, ADD와 공동 주관으로 탄약 이상 유무를 전수조사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장영근 항공대 항공우주·기계공학부 교수는 “현무2C는 2017년에 전력화 배치를 시작해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면 설계보다는 관리상의 문제로 귀결될 수 있다”면서 “제작상의 오차나 품질보증의 문제, 또는 미사일의 보관·관리 문제로 귀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고가 현무 미사일이 포함되는 ‘한국형 3축 체계’의 신뢰성 저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형 3축 체계는 북핵 선제공격 위협에 대응하는 개념으로, 이미 발사된 북한의 미사일을 요격하는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미사일을 탐지하고 발사 직전 타격하는 킬체인, 미사일과 특수작전으로 응징하는 대량응징보복(KMPR)으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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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과 사고로 인해 강한 불꽃과 소음, 섬광이 발생하면서 강릉 시민들은 밤새 공포에 떨어야 했다. 119상황실에는 4일 밤 11시쯤부터 ‘비행장에서 폭탄 소리가 난다’, ‘비행기가 추락한 것 같다’ 같은 신고가 10여건 접수됐다. 이 과정에서 군에서는 당초 예정했던 ‘오전 7시 엠바고(보도 유예)’를 이유로 7시까지 제대로 된 설명을 내놓지 않아 혼란을 부채질했다.

강릉시가 지역구인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재난 문자 하나 없이 무작정 엠바고를 취한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며 군의 경직된 태도를 꼬집었다. 군 관계자는 “사전에 주민 통보나 안전 점검 등을 철저하게 했지만 실시간대 우발 상황에 대해 주민들이 이렇게 많이 놀라고 불안해한 점은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사과했다.

현무2C는 2017년 6월 시험발사에 성공한 모델로 기존 현무2의 비행거리를 800㎞로 늘린 사거리 연장형이다. 현재 군은 50여발을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군은 2017년 9월 15일에도 3700㎞를 날아간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실시한 현무2A 사격에서 2발 중 1발이 발사 몇 초 만에 바다로 추락한 적이 있다.

낙탄 사고에 대해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안보 공백”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육군대장 출신으로 국방위 민주당 간사인 김병주 의원 등은 “이 사건은 윤석열 정부의 안보 공백이 심각하다는 것을 낱낱이 보여 준다”면서 “사고 원인의 철저한 규명이 필요하고 작전 계획은 누가 만들었으며, 윤석열 정부의 안보실은 어떤 결정을 했고, 윤 대통령은 어떤 보고를 했는지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국진 기자
2022-10-0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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