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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한 채 잔해에 깔린 엄마…젖 물리며 18개월 딸 지켰다

임신한 채 잔해에 깔린 엄마…젖 물리며 18개월 딸 지켰다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23-02-09 11:23
업데이트 2023-02-09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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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규모 7.8 강진 강타
아기와 엄마 56시간만에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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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대 품에 안겨 나오는 아기
구조대 품에 안겨 나오는 아기 DHA 통신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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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개월 아기의 구조 순간
18개월 아기의 구조 순간 후리예트 홈페이지 캡처
규모 7.8 강진이 강타한 튀르키예에서 18개월 딸을 지키기 위해 모유수유를 하며 버틴 어머니의 소식이 감동을 주고 있다. 임신 중이었던 어머니는 건물 잔해 속에서 딸을 살리기 위해 모성애를 발휘했고, 사고 56시간 만에 무사히 구조돼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8일(현지시간) 튀르키예 후리예트·DHA통신 보도에 따르면 카흐라만마라슈의 무너진 아파트에서 18개월 여자 아기 마살이 어머니와 함께 사고 56시간 만에 구조됐다.

일반적으로 자연재해가 발생한 이후 72시간까지를 인명 구조의 ‘골든타임’으로 본다. 구조대원들은 붕괴한 아파트 폐허에서 희미한 소리가 들려오는 곳을 중심으로 구조 작업에 집중했고, 콘크리트와 벽돌 잔해를 거둬내자 먼지를 뒤집어쓴 아기가 나타났다.

구조 대원들은 마살을 먼저 건물 아래에서 끌어 올렸고, 구급차에 있던 아버지는 딸을 끌어 안고 눈물을 흘리며 아이의 얼굴에 입을 맞췄다.

잠시 뒤 마살의 어머니도 무사히 구조됐다. 마살이 56시간이나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어머니가 잔해에 깔린 상황에서도 모유를 먹였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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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간) 시리아 알레포의 어린이병원에서 건물 잔해 속에서 극적으로 구조된 신생아가 치료를 받고 있다. 2023.2.8  AP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시리아 알레포의 어린이병원에서 건물 잔해 속에서 극적으로 구조된 신생아가 치료를 받고 있다. 2023.2.8 AP연합뉴스
사망자 1만명…WHO “2만명 넘을 수도”
지진 발생 사흘째를 맞아 튀르키예 구조대원들은 피해가 큰 10개 주(州)를 중심으로 필사적인 수색·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카흐라만마라슈 지역은 지난 6일 새벽 규모 7.8의 첫 번째 강진이 발생한 지 9시간 뒤 7.5의 2차 강진이 일어나 지진 피해가 컸다.

수색작업이 계속될수록 인명 피해가 늘어나고 있어 정확한 피해 규모는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까지 확인된 사망자 수는 1만 2000명에 육박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지진으로 인한 자국 사망자 수가 9000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시리아 보건부는 정부 소유 지역에서 확인된 사망자 수가 1천200명 이상이라고 밝혔고, 반군 측 민방위군 ‘화이트 헬멧’ 측도 북서부 지역에서 최소 1600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이날 펴낸 새 보고서에서 이번 지진 사망자가 10만명을 넘길 가능성을 14%로 추정했다. 사망자가 1만∼10만명일 가능성은 30%, 1000명∼1만명은 35%로 내다봤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최악의 경우 사망자가 2만명이 넘을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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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잔해 속 숨진 딸 손 붙잡고 있는 튀르키예 주민
건물 잔해 속 숨진 딸 손 붙잡고 있는 튀르키예 주민 7일(현지시간) 튀르키예 남동부 카라만마라슈의 무너진 건물 잔해에서 한 남자가 지진으로 숨진 15살 딸의 손을 놓지 못하고 있다.
카라만마라슈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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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피해를 입은 튀르키예 하타이에서 구조대원들이 무너진 건물 잔해에서 8살 시리아 소년을 구조해 옮기고 있다. 2023.2.8 로이터 연합뉴스
지진 피해를 입은 튀르키예 하타이에서 구조대원들이 무너진 건물 잔해에서 8살 시리아 소년을 구조해 옮기고 있다. 2023.2.8 로이터 연합뉴스
튀르키예 비상사태…“지진세 어디 갔나”
에르도안 대통령은 전날 튀르키예 81개 주(州) 가운데 지진 피해를 본 10개 주를 재난 지역으로 설정하고 3개월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구조작업이 늦어지자 피해 지역 주민들 사이에선 원성이 터져나오고 있다.

특히 당국이 징수하는 지진세가 도마 위에 올랐다. 주민들은 “1999년 이후 걷힌 우리의 세금이 도대체 어디로 갔나”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AFP는 튀르키예가 그간 지진세로만 총 880억리라(약 5조 9000억 원)를 걷은 것으로 추정했다.

가장 큰 피해 지역 중 하나인 튀르키예 하타이주에선 사망자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자 시신을 보관할 장소마저 부족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로이터는 하타이주의 한 병원 건물 바깥에 수십 구의 시신이 땅에 줄지어 누워 있었다고 참혹한 상황을 전했다.

거리로 내몰린 시민들은 자가용 차량에서 밤을 보내고, 노숙하며 추운 겨울밤을 지새우고 있다.
6일(현지시간) 연이은 강진 여파로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선 건물 붕괴가 속출하고 있다. 2023.2.7 트위터
6일(현지시간) 연이은 강진 여파로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선 건물 붕괴가 속출하고 있다. 2023.2.7 트위터
김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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