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레옹을 황제로 돋보이게 만들었던 쌍뿔 모자 27억원에 낙찰

나폴레옹을 황제로 돋보이게 만들었던 쌍뿔 모자 27억원에 낙찰

임병선 기자
입력 2023-11-20 09:06
수정 2023-11-20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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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황제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썼던 쌍뿔 모양의 검정색 비버 펠트 모자가 프랑스 파리의 오스낫 경매소에서 경매를 앞두고 지난 6일(현지시간) 공개되고 있다. 로이터 자료사진 연합뉴스
프랑스 황제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썼던 쌍뿔 모양의 검정색 비버 펠트 모자가 프랑스 파리의 오스낫 경매소에서 경매를 앞두고 지난 6일(현지시간) 공개되고 있다.
로이터 자료사진 연합뉴스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썼던 쌍뿔(이각 二角) 모자가 프랑스 파리 경매에서 190만 유로(약 27억원)에 낙찰됐다.

이 모자는 나폴레옹 1세가 1815년 프랑스 제국의 지휘봉을 잡을 때 썼던 것으로, 나폴레옹의 역사적 위상을 상징하는 쌍뿔 모양의 검은 비버 펠트 모자인데 당초 경매에 나올 때 가치는 60만~80만 유로로 평가됐는데 3배 가까이에 주인을 찾았다. 물론 이 모자를 낙찰 받은 인물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역사학자들은 이 모자가 그의 브랜드 일부가 됐다고 입을 모은다. 그는 전장에서 병사들이 그를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이 모자를 썼으며, 그가 소유한 쌍뿔 모자만 120개 정도 됐다고 본다. 하지만 이 가운데 20개 정도만 남아있는데 대부분 개인 컬렉션에 소장된 것으로 보인다.

황제는 “en bataille(전투 중)”로 알려진 이 쌍뿔 모양의 모자를 어깨와 나란히 썼고, 대다수 그의 장교들은 어깨와 수직된 모양으로 썼다.

이날 경매된 모자는 지난해 세상을 떠난 기업인 장 루이스 노이시에즈가 남긴 나폴레옹의 기념품들과 함께 출품됐다. 하지만 경매회사는 이 모자가 진정한 성배라고 말했다.

경매사 장 피에르 오스낫은 “사람들은 어디에서나 이 모자를 알아봤다. 전장에서 그것을 보면 그곳에 나폴레옹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그는 늘 머리에 쓰고 있거나 손에 들고 있었다. 때때로 바닥에 던지기도 했다. 그것은 이미지였고 황제의 상징이었다”고 말했다.

이 모자는 나폴레옹의 궁전 병참요원 가문이 19세기 동안 보관하고 있었다고 했다.

이날 퐁텐블루에 있는 오스낫 경매소에서 낙찰된 이 모자는 엘바 섬을 탈출해 지중해를 건너 안티베스로 와서 짧게 권좌에 복귀했던 시기에 모자에 고정시킨 코카드(cockade, 영국 왕실의 종복이 다는 꽃 모양의 모표 帽標)가 있다. 다른 물품으로는 워털루 전쟁에서 패한 뒤 나폴레옹의 마차에서 약탈한 은빛 명판, 그가 소유했던 목재 휴대용 화장품 케이스. 면도기, 은빛 치솔, 가위 등등이 있다.

2014년 11월 17일 같은 경매소가 나폴레옹 모자가 한국인에게 190만 유로(당시 환율로 26억원)에 낙찰됐다고 영국 BBC가 보도해 큰 화제가 된 일이 있었다. 식품업체 하림의 김홍국 회장이 모자를 비롯해 나폴레옹 갤러리를 열었는데 1년 정도 용도를 무단 변경했다는 구설수가 최근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그가 손에 넣은 모자는 황제가 지휘하던 부대의 한 수의사에게 선물한 것으로 1926년 모나코 국왕 알베르 2세의 증조부인 루이 2세가 수의사의 후손에게 구입해 왕실 소장품으로 전해지던 것이었다.

한편 리들리 스콧이 연출하고 호아킨 피닉스가 주연한 영화 ‘나폴레옹’ 개봉을 앞두고 이번 경매가 이뤄져 논쟁적인 프랑스 통치자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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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 보나파르트는 늘 모자의 양쪽 끝 챙이 어깨와 평행하게 썼고, 다른 장교들은 어깨와 수직이 되게 쓰도록 해 자신을 돋보이게 했다.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는 늘 모자의 양쪽 끝 챙이 어깨와 평행하게 썼고, 다른 장교들은 어깨와 수직이 되게 쓰도록 해 자신을 돋보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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