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실종 사건/황성기 논설위원

[길섶에서] 실종 사건/황성기 논설위원

황성기 기자
황성기 기자
입력 2023-11-21 02:21
수정 2023-11-21 02:21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14
이미지 확대
‘실종 사건’이 자주 발생한다. 멀쩡히 끼고 있던 안경이 불현듯 가출한 것처럼 모습을 감추는 것이다. 안경 몇 개를 식탁에 두고 쓰는 터라 안경이 없어지더라도 불편은 없다. 그래도 집에서 쓰는 허드렛안경이 행방을 감추면 찾지 않을 수 없다. 때마침 주말이라 이틀에 걸쳐 실종 안경 수색을 했다. 크지도 않은 집을 세 차례 샅샅이 뒤졌건만 안경은 손을 들고 나오지 않았다.

기억을 더듬어 그 안경을 추적해 본다. 집에서의 동선을 따라 몇 번이나 쫓았지만 감감무소식이다. 포기하고 있을 때 TV 거치대에서 날 노려보는 안경이 보인다. 왜 거기에 안경이 있었는지 이해가 안 된다. 안경 실종은 종종 생긴다.

하이라이트는 집문서였다. 장농에 넣어 둔 집문서가 없다. 수색 강도를 안경의 몇 배로 했지만 발견되지 않는다. 집 밖으로 나간 게 분명하다. 집문서 없다고 내 집이 내 집이 아닌 게 아니다. 하지만 기억력에 근본적 의문을 던지는 일련의 실종 사건은 약간의 충격이다.
2023-11-21 27면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금투세 유예 vs 폐지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도입 여부 결정을 지도부에 위임해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금투세 폐지를 당론으로 정했고, 민주당 내부에서는 유예와 폐지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유예와 폐지, 두 가지 선택이 있다면 당신의 생각은?
유예해야 한다
폐지해야 한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