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문명과 사회, 존재사유와 통찰을 철학과 신화적으로 풀어낸 작품세계 그려
프랑스 문학의 거장 미셸 투르니에가 18일(현지시간) 저녁 파리 인근 슈아셀에 있는 자택에서 별세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향년 91세.투르니에가 아들처럼 아끼던 대자(代子) 로랑 펠리퀼리는 AFP에 “그분은 오후 7시에 사랑하는 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을 떠났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몇 달간 투르니에의 상태가 급격히 악화했다면서 “최근에는 고령인 만큼 더는 (병마와) 싸우기를 원치 않으셨다”고 전했다.
투르니에가 1957년부터 50년간 거주한 슈아셀 시의 알랭 세녜르 시장 역시 투르니에가 별세했다고 확인했다. 투르니에는 20세기 후반 프랑스에서 가장 영향력을 발휘한 작가 중 하나로 꼽힌다.
그는 인간의 문명과 사회, 존재에 대한 깊은 사유와 통찰을 철학과 신화적 상상력으로 풀어낸 작품세계로 사랑받았다. 투르니에는 1967년 마흔셋 나이에 ‘로빈슨 크루소’를 재해석한 첫 작품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을 내놓았다.
1970년에는 어린이들을 나치 정권으로 끌어들이는 남자에 관한 소설 ‘마왕’으로 프랑스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공쿠르상을 받았다. 국내에서도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 ‘황금 구슬’, ‘외면일기’, ‘상상력을 자극하는 시간’ 등 소설과 에세이 등 그의 여러 작품이 번역, 출간됐다. 2004년에는 귄터 그라스, 아모스 오즈,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아서 밀러, 주제 사마라구 등 내로라하는 작가들과 함께 남아프리카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이즈 퇴치를 위한 단편 소설 프로젝트 ‘내 인생, 단 하나뿐인 이야기’(Telling Tales)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는 청소년과 어린이를 위한 작품도 여러 편 썼으며, 학교에서 자신의 작품에 대해 대화하기를 즐겼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성명에서 투르니에를 “엄청난 재능을 지닌 위대한 작가”라고 표현하며 경의를 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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