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美쇠고기 ‘검역 강화’ 재확인 배경은

靑, 美쇠고기 ‘검역 강화’ 재확인 배경은

입력 2012-04-29 00:00
수정 2012-04-29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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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로선 국민건강에 걱정없는 수준”..불안감 불식에도 주력

청와대는 29일 미국산 쇠고기의 검역을 강화하되 당장 검역중단은 없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지난 24일 미국에서 광우병에 감염된 소가 확인된 이후 수입 제한이나 중단 요구가 잇따르고 있지만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것이다.

최금락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은 기자들과 만나 “미국에서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가 국내에 수입될 가능성은 없다”면서 “국민이 걱정하니까 검역은 강화하지만 현재로서는 국민 건강에 걱정이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30일 출국하는 ‘美 쇠고기 민ㆍ관 합동 현지조사단’의 조사 결과에 따라 대응 수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전제를 걸긴 했지만 현재로서는 미국산 쇠고기 50%를 검역하는 조치로도 충분하다는 게 청와대의 판단이다.

우리나라는 30개월 미만의 특정위험물질(SRM)을 제거한 쇠고기만 수입하는데 이번에 감염된 소는 10년7개월의 젖소로 국내에 들어올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다.

일부에서 국내에 젖소도 수입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젖소의 수컷인 ‘육우’로 젖을 짜는 암컷과는 품종이 다르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는 유럽이나 일본도 중단을 하지 않고, 인도네시아는 월령이나 품종 제한 없이 들여오다가 우리나라처럼 30개월 미만의 뼈 없는 부위로 조건만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청와대는 과학적 근거나 국제적 대응을 고려해도 현 수준을 유지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엔 국제 규약이나 규범이 정하는 범위를 넘어 국민정서만 고려해 강도 높은 대응을 할 경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당하는 것과 같은 현실적 피해가 우려된다는 판단도 한 몫을 하고 있다.

또 시중의 불안감이 확대되면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강도 높은 조치를 요구하는 여론에 휘둘리면 더욱 혼란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우려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최 수석이 “정치권은 국민 여론에 더 무게를 둬서 할 수는 있겠으나 정부-정당간 모든 사안에 의견이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힌 것은 이 같은 인식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청와대는 이에 따라 광우병 대응을 농림수산식품부로 일원화하면서 물밑에서는 언론을 상대로 불안감을 불식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 2008년 광우병 사태가 터졌을 때 정부가 신문 광고 등을 통해 ‘미국에 광우병이 발생하면 즉각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한 부분도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정부의 ‘말바꾸기 비판’과 관련, 광우병이 발생해 우리 국민의 건강에 위협을 줄 경우 중단하는 것이지 단순히 광우병이 발견됐다고 해서 자동 중단하는 의미가 아니라는 게 최 수석의 해명이다.

최 수석은 국회도 이 같은 점을 고려해 그 해 개정한 ‘가축전염병예방법’에 정부가 상황을 분석해 조치를 취하도록 정부 재량권을 넓히는 내용을 담았다고 부연 설명했다.

다만 그는 “당시 책임자가 아니긴 하지만 그때 그 상황에서 ‘정부가 정확하게 해야 하는 것 아니었나’고 한다면 별로 할 말은 없다”고 당시 광고문구가 다소 성급하게 나왔다는 점을 간접 시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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