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기폭장치 실험은 하강단계서 진행…상승단계선 얻는 이익 없어”
다른 2발에서 실험 이뤄졌을 가능성 배제 못 해…확인은 힘들 듯북한이 지난 19일 발사한 3발의 탄도미사일 중 정상적인 궤도를 그리지 못한 1발은 초기 상승단계서 폭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군 당국은 당시 핵기폭장치 실험을 했다는 북한의 주장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핵기폭장치 실험은 통상 하강단계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22일 복수의 군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이 19일 발사한 3발의 탄도미사일 중 1발은 30㎞도 상승하지 못한 채 공중에서 폭발한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은 당시 스커드 미사일 2발과 노동미사일 1발을 발사한 것으로 추정됐는데, 이 중 두 발은 500∼600㎞ 내외를 비행했지만, 두 번째로 발사한 스커드 미사일은 정상적인 궤도를 그리지 못하고 초기에 폭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매체들은 20일 탄도미사일 발사 소식을 전하며 “(이번 발사가) 목표지역의 설정된 고도에서 탄도로케트에 장착한 핵탄두 폭발조종장치(기폭장치)의 동작 특성을 다시 한 번 검열(점검)하였다”고 밝힌 바 있다.
핵기폭장치 실험은 핵폭탄과 전자기파의 피해를 극대화하기 위해 탄두를 지면에 닿기 전 수 ㎞ 이내 상공에서 의도적으로 폭발시키는 실험을 말한다.
군의 한 소식통은 “상승단계에서 핵기폭장치를 의도적으로 폭발시켜서는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없다”면서 “북한이 핵기폭장치 실험을 하려는 의도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실패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군 일각에서는 북한의 ‘핵기폭장치 실험 주장’을 검증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소식통은 “성공적으로 발사된 두 발의 미사일에서 핵기폭장치 실험이 이뤄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동해 상에 떨어지기 직전에 기폭장치가 가동돼 터졌을 수 있다는 것으로, 한미 군 당국은 이 부분을 정밀 분석 중인 것으로 전해졌지만 결론을 내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군은 그린파인 레이더나 이지스함의 SPY-1D 레이더로 북한의 미사일 궤적을 추적하는 것으로 전해졌는데, 지구가 둥글기 때문에 직진하는 레이더 빔으로는 상승 직후와 지면 혹은 해상에 닿기 직전 상황에 대해선 레이더로 포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미군의 정찰위성이 당시 상황을 포착하지 못했다면 해상에 닿기 직전 상황을 파악하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이번에는 핵기폭장치 실험에서 실패했을 수 있지만, 앞으로도 언제든 이런 시도를 계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