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휴가중 정국해법 주목…개각은 미뤄지나

朴대통령, 휴가중 정국해법 주목…개각은 미뤄지나

입력 2016-07-22 11:29
수정 2016-07-22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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禹 논란 겹치면서 “휴가 직후 개각 어렵다” 관측 나와

박근혜 대통령이 다음 주 여름휴가를 통해 시끄러운 정국 현안들에 대해 어떤 해법을 들고올지 주목된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을 겨냥한 언론의 각종 의혹 보도와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 논란이 들끓고, 개각설이 회자되는 가운데 이뤄지는 휴가여서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22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 휴가는 관례대로 7월 말인 다음 주에 간다”며 오는 25∼29일이 휴가 기간이라고 밝혔다.

정 대변인은 “대통령께서 관저에서 밀린 서류를 보고 휴식을 취하지 않을까 싶다”고 전해 박 대통령이 휴가 동안 차분히 정국 구상에 주력할 것임을 시사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 등 안보 위기와 긴박한 정국 상황을 고려해 ‘경내 휴가’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휴가 때 비중 있게 검토할 사안으로는 개각 문제가 꼽힌다.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여름휴가 직후에 청와대 참모진 또는 내각 진용을 교체해 ‘휴가복귀 후 인사’의 법칙이라는 말까지 나온 만큼 이번에도 인사개편을 단행할지, 그 폭은 어떻게 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이번에는 임기 말 국정동력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4∼6개 부처를 대상으로 중폭 개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게 제기돼온 데다 최근 정부 공직기강 문제가 잇따라 불거져 판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 상태였다.

그러나 고위공직자 인사검증을 책임지는 우 수석이 처가 부동산 매매와 관련된 의혹 등에 휩싸이면서 개각 작업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실제로 관가에서는 당장 급하게 처리해야 할 고위공직자 인사도 우 수석 문제로 늦어질 것이란 얘기가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진경준 검사장(구속)의 검사장 승진 때 넥슨 주식 문제를 밝혀내지 못했다는 ‘검증 실패론’이 정치권에 제기되고 있어 개각 등 앞으로의 인사 때는 검증에 더욱 신중을 기하느라 예상보다 시일이 더 소요될 전망이다.

특히 개각 이후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 결정적 문제가 불거질 경우 검증을 맡은 우 수석 개인은 물론 박 대통령으로서도 국정운영에 큰 부담을 안게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더구나 야권이 우 수석 교체를 포함해 전면 개각을 요구하고 있어 당초 전망대로 휴가 직후에 인사개편을 단행했다가는 ‘야당 주장에 떠밀리듯’ 국면전환용 개각을 하는 모양새가 된다는 점도 꺼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박 대통령은 시급하거나 꼭 필요한 자리에 대해서만 소폭으로 인사를 내고, 나머지 부처들은 이번 사태가 진정된 이후 천천히 개편하는 방안에 무게를 둘 것이란 관측도 있다. 당장 인사가 필요한 대상자로는 8월 중 임기가 만료되는 강신명 경찰청장 등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 개각을 하면 흠집내기와 의혹 제기로 도배될 수 있다”며 “당장 하기는 쉽지 않고, 이런 국면이 좀 정리됐다 싶을 때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박 대통령은 이와 함께 우 수석 의혹과 사드 논란에 대해선 현 기조를 지켜 상황을 정면돌파할 가능성이 크다.

박 대통령은 21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한 자리에서 “여러분도 소명의 시간까지 의로운 일에는 비난을 피해가지 말고 고난을 벗 삼아 당당히 소신을 지켜 가기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이는 사드 배치 결정을 둘러싼 정쟁에 흔들리지 말고 뚝심 있게 논란을 해결할 것을 당부한 동시에 갖가지 의혹 제기에 시달리는 우 수석에게 힘을 실어준 것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우 수석의 경우 ‘처가 부동산 매매는 넥슨 측에서 혜택을 준 거래가 아니냐’, ‘진경준 검사장이 넥슨에 다리를 놔준 게 아니냐’는 등의 핵심 의혹을 뒷받침할 결정적인 근거가 아직 없다는 점에서 사퇴불가 입장이 정리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상황을 봐야겠지만 그래도 이 문제는 흔들림없이 계속 가야한다”며 “박 대통령이 민정수석을 교체하진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결정적 의혹이 추가로 터져 나오거나 정치권에서 내놓는 ‘사퇴론’에 여론이 쏠릴 경우 입장이 바뀔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한국갤럽이 19∼21일 전국 성인 1천2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박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관해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한 결과 긍정평가는 32%로 지난주와 같았고, 부정평가는 55%로 전주보다 1%포인트 오르는 등 큰 변동은 없었다.

다만 박 대통령의 ‘정치적 텃밭’으로 여겨지는 대구 경북(TK)에서 부정 평가 응답률이 52%로, 긍정 평가율(38%)을 웃돌았다. 주간 단위 조사에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취임후 두번째이다.

영남권 신공항 문제가 불거졌던 지난 6월 셋째주에도 비슷한 수치(긍정 37%, 부정 52%)를 기록했다.

지난달은 김해공항 확장 결정에 따라 신공항 건설이 사실상 무산된 것이 발단이 됐다면, 이번에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경북 성주 배치 결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갤럽은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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