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이종걸, 3파전? 4파전?…헛바퀴 도는 더민주 전대

‘오락가락’ 이종걸, 3파전? 4파전?…헛바퀴 도는 더민주 전대

입력 2016-07-27 13:44
수정 2016-07-27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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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사실상 출마 선언했다 보류…‘컷오프’ 실시여부도 불확실비전 제시·정책대결 없이 친문·비주류 표계산만 ‘분주’

더불어민주당 당권 레이스가 비전 경쟁이나 정책대결 대신 후보들간 눈치싸움만 이어지면서 헛바퀴만 돌고 있다.

특히 비주류 진영의 이종걸 의원이 출마를 하려다 주위의 만류로 입장발표를 보류하는 등 후보등록 첫날인 27일까지도 경쟁구도가 3파전이 될지 4파전이 될지조차 확정되지 못한 모습이다.

4파전이 될 경우 ‘컷오프’를 통한 예비경선을 치러야 하지만 이 의원의 입장 보류로 예비경선 실시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당내에서는 후보들이 지나치게 ‘표 계산’이나 계파별 유불리를 따지는 데에만 매몰되면서 당원들의 피로감만 더해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날 오전만 해도 이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 나와 “당이 살아 움직이는 용광로가 돼야 한다”며 “불쏘시개 역할을 하겠다”면서 사실상 출마를 선언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그동안 이 의원이 출마여부를 두고 계속 명확한 입장표명없이 고민만 되풀이해온 만큼, 당내에서는 “후보 등록일이 돼서야 드디어 결정을 내린 것이냐”는 반응도 나왔다.

당의 한 관계자는 “‘지각 종걸’이라는 별명답게 출마 결심도 제일 늦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의원은 이날 김종인 비대위 대표가 비공개 면담에서 강력하게 출마를 만류하자 “좀 더 생각을 해보겠다”며 다시 입장표명을 유보했다.

이 의원이 입장을 선회한 데에는 주변 비주류 인사들의 반대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일부 비주류 의원들은 “출마하더라도 이 의원을 찍지 않겠다”는 입장을 직간접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비주류 일부 인사들은 예비경선이나 본선에서 큰 차이로 패배할 경우 오히려 친문(친문재인) 진영을 도와주는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며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당의 한 관계자는 “고민이 될 수 있지만, 공당의 후보가 너무 유불리만 계산하는 것 아니냐”라고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기존 출마를 선언한 추미애 의원이나 송영길 의원, 김상곤 전 혁신위원장 역시 ‘지지부진한 전대’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더민주의 이번 전대가 사실상 ‘친문(친문재인) 표심’을 누가 가져가느냐의 구도로만 진행되고 있으며, 후보들 역시 이를 극복할 새로운 의제를 던지지 못한채 표 계산에만 분주하다는 지적이다.

물론 후보들은 최근 이같은 프레임에 경계심을 보이는 듯한 발언도 내놓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TBS라디오에서 “문재인 전 대표의 지지도가 높다고 해서 끝까지 갈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며 문 전 대표와 거리를 두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를 두고도 당 안팎에서는 비주류 표를 흡수하려는 전략이 아니냐는 해석이 진위여부와 관계없이 나오는 등 전대 구도가 전반적으로 ‘친문이냐 비주류냐’의 계파대결 양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 의원의 출마 보류로 예비경선 실시 여부도 확정되지 못하는 등 실무적으로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더민주 당헌당규에 따르면 당권 도전자가 3명을 넘으면 컷오프를 통해 본선 진출자를 3명으로 압축할 수 있도록 돼 있어, 이 의원이 후보로 나서 4파전이 된다면 예비경선을 치르게 된다.

여기에 일각에서는 “예비경선을 생략하고 네 명 모두 본선을 치를 수 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당 관계자는 “현재 당헌당규에는 예비경선을 ‘할 수 있다’고만 돼 있다.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후보들도 가장 상처받지 않을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전준위는 이날 회의에서 후보가 4명 이상일 경우 컷오프를 실시하겠다는 원칙을 재확인, 이런 주장을 일축했다.

한 후보 캠프 관계자는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공당으로서 한 번 정한 사안을 뒤집자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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