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色 짙어진 국민의당…‘지역당 탈피’ 安 대선가도에 변수

호남色 짙어진 국민의당…‘지역당 탈피’ 安 대선가도에 변수

입력 2016-12-29 15:22
수정 2016-12-29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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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론 탄력…국민의당 중심 제3지대론 원심력 가능성

국민의당 의원들이 29일 호남 4선인 주승용 의원을 원내 사령탑으로 선택함에 따라 국민의당이 호남 색채가 한층 짙어졌다.

이에 따라 주 원내대표의 ‘러닝메이트’인 같은 호남 4선인 조배숙(전북 익산) 의원이 정책위의장에 당선됨에 따라 원내지도부를 전남·북이 차지하게 됐다.

내달 15일 전당대회에서 박지원 전 원내대표나 정동영 의원 등 호남 출신이 당 대표로 당선될 경우, 국민의당은 사실상 ‘호남당’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는 곧 대선 시계가 빨라진 가운데 당의 호남 색채를 희석시키고 전국정당화를 꾀해 조기 대선에 임하려는 안철수 전 대표에게는 상당한 타격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안 전 대표가 야권 통합론과 후보단일화에 대해 단호히 선을 긋는 것과 달리, 주 신임 원내대표가 야권통합론 등에 호의적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대선 전략에 있어 엇박자도 예상된다.

이날 원내대표 경선에서 주 원내대표는 투표권을 가진 22명의 호남 의원들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캐스팅보트를 쥔 것으로 보인 호남 초선들도 상당수가 주 원내대표에게 기운 셈이다.

상대 후보였던 김성식 의원이 정책위의장으로서 호평을 받은 데다, 전국적 수권정당화의 기치를 걸었음에도 주 원내대표를 선택한 것은 ‘호남 코어론’이 힘을 받았다는 해석이다.

흔들리는 호남 민심을 먼저 끌어안은 뒤 대선에서 기회를 모색해보겠다는 것이다.

더구나 ‘안심(安心)’이 김 의원에게 기울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상황에서 주 원내대표가 당선된 것은 호남 의원들이 대선 과정에서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신호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안 전 대표가 제3지대에서 국민의당 중심의 세력확장을 꾀한 것과 달리, 호남 의원들은 국민의당이 하나의 플레이어로서 개혁보수신당을 비롯한 제3지대의 세력들과 다양한 연대를 모색하는 데 무게를 둘 수 있다는 것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거리를 두고 있는 안 전 대표와 달리, 국민의당은 더욱 문을 열어 놓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미 국민의당 일부 호남 중진 의원들은 민주당 비주류 의원들과 친박(친박근혜)과 친문(친문재인) 진영을 제외하고 모든 대권 주자들이 제3지대에 모여 한 번에 대선 경선을 치르자는 ‘통합 경선론’ 논의를 벌인 바 있다.

주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기자들과 만나 “어떻게 보면 민주당 비문진영이 저의 고향”이라며 “비문세력과는 지금도 모여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안 전 대표의 의도와 달리 국민의당에 상당한 원심력이 작용할 수 있는 셈이다. 주 원내대표 역시 다양한 연대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후보 연설에서 “대선 승리 위해선 친박과 친문을 제외한 모든 세력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통합과 소통의 리더십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감히 제가 그 적임자라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지난 3월 총선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야권 통합 및 연대 공세를 펼치고 안 전 대표가 이를 거부하자 “수도권에서는 야권이 연대해야 한다”며 중재역할을 자처하기도 했다.

결국, 야권 통합론이나 연대론은 독자 노선을 걸은 국민의당이 호남을 석권하고 정당투표에서 26.7%를 얻음에 따라 힘을 잃었지만, 대선 과정에서 다시 고개를 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아울러 주 원내대표의 당선에 따라 국민의당내 개헌론도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그는 원내대표 후보 연설에서 “개헌도 빨리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 원내대표의 당선이 전당대회 판세에 미치는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주 원내대표와 같은 전남인 박지원(목포) 전 원내대표 입장에선 탐탁지 않은 결과일 수 있고, 전북이 지역구(전주병)인 정동영 의원 측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도 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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