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한대행 이후 존재감 급상승…대선 출마 질문에 즉답 피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대권도전 가능성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황 권한대행이 29일 출입기자단과 오찬간담회에서 대선 출마 가능성을 묻는 말에 끝내 부인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간담회에서는 황 권한대행의 대선출마 가능성을 타진하는 질문이 그야말로 ‘폭주’했다.
특히 지난 27일 기자간담회에서 “공직으로 일할 수도 있지만, 공직에 있지 않더라도 할 일이 많다. 지금은 제 일에 최선을 다하고 끝나고 나면 미래를 위한 노력을 하겠다”고 말한 대목이 논란을 일으켰다.
황 권한대행은 당시 발언의 진의를 묻는 말에 “(권한대행을 마친 뒤) 아무 일도 하지 않을 수 없지 않느냐”면서 “변호사를 하든 봉사활동을 하든 무엇이든 해야 하는데 방향은 미래를 위한 일 해보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선 출마 가능성도 포함한 말이냐”는 질문이 나오자 “이야기를 다 했다”면서 즉답을 피했다.
황 권한대행은 “이야기를 다 했다는 의미가 ‘대선 출마 의사가 없다’는 국회 답변을 의미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긍정·부정도 하지 않은 채 “이미 이야기를 다 했다”는 답만 되풀이했다.
이후에도 “‘무수저 발언’이 대권 도전을 위한 스토리처럼 느껴지는데 대권 행보를 할 것이냐”, “미래를 위한 노력에 대권 도전도 포함되느냐”는 질문이 계속해서 이어졌지만,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채 “이미 말을 다했다”는 답만 반복했다.
이날 황 권한대행의 답변은 과거 기자간담회에서 한 발언과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황 권한대행은 과거 수차례 기자간담회를 하며 대선 출마 가능성을 묻는 말에 “일고의 가치도 없다”,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한 어조로 부인해왔다.
실제로 황 권한대행이 권한대행을 맡아 국정의 전면에 나선 이후 존재감이 급상승했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보수 진영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외에는 두드러진 주자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황 권한대행이 보수 진영의 대안으로 부상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무엇보다 분당 사태 이후 뚜렷한 주자가 없는 새누리당이 황 권한대행을 차기 주자로 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새누리당 친박계 이장우 의원은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해 “황 권한대행의 반의반만이라도 닮았으면 한다”면서 황 권한대행을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와 견주기도 했다.
그러나 황 권한대행이 실제 대권가도에 뛰어들지 미지수다.
현 정국의 상황이 극도로 불확실한 데다, 선거 경험이 없는 황 권한대행이 ‘약육강식’의 정치판에서 어느 정도의 경쟁력이 있을지 검증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권한대행으로서의 직무를 내려놓고 정치판에 뛰어든다면 “무책임하다”는 비판도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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