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홍’ 김성태-‘친박’ 홍문종 양강구도서 제3지대 후보론 부상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선거가 내달 15일로 확정되면서 경선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당초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친박(친박근혜)계인 4선의 홍문종 의원과 비박(비박근혜)계인 3선 김성태 의원 간의 양강 구도로 치러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그러나 일부 초선의원들을 중심으로 계파 중심 선거를 지양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데다 당내 절반 이상인 중립지대 의원들의 표심이 아직 안갯속이어서 이들의 결정에 따라 선거 판세가 예측 불허로 흐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캐스팅 보트’를 쥔 중립지대 의원은 60명이 넘는다.
여기에 더해 원내대표 경선 주자들이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를 누구로 정하는지도 의원들의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 변수다.
26일 현재 자천타천으로 원내대표 후보군에 이름을 올린 인물은 이주영(5선), 나경원·유기준·조경태·한선교·홍문종(이상 4선), 김성태(3선) 의원 등이다.
현재 판세를 보면 ‘친홍’(친홍준표)과 바른정당 출신 ‘복당파’ 의원 30명 안팎이 김성태 의원을, 친박계 20명 안팎이 홍문종 의원을 각각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 모두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비박계나 친박계 모두 대놓고 움직일 수 있는 처지가 아니어서 향후 판세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실제 비박계이자 바른정당 복당파의 핵심인 김무성 의원의 경우 최근 복당 이후 줄곧 ‘로키’(Low-Key)‘ 행보를 보이고 있고, 이번 선거 지원에도 전면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친박계 역시 최경환·원유철·이우현 의원 등이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잔뜩 움츠러든 상태라 노골적인 선거 지원이 힘든 형국이다.
여기에 더해 당내에는 ’홍준표 대표의 사당화를 막아야 한다‘는 기류가 흐르지만 그렇다고 ’박근혜 탄핵‘의 멍에를 지고 있는 친박계가 나서는 것도, 또 당이 어려울 때 탈당했던 바른정당 복당파가 나서는 것도 마뜩잖다는 분위기도 엄존한다.
초선의원 14명이 지난 21일 “원내대표 선거에서 계파정치를 배격할 것”이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낸 것도 이런 당내 기류와 무관치 않다.
성명서에 이름을 올린 한 초선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거론되는 출마자들이 계파를 등에 업고 나오는 분들이 아닌가 하는 걱정들이 있어서 그런데 아무튼 그런 것에 연연하지 말고 스스로 판단하고 당의 미래를 위해 결정하자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김성태 의원으로서는 김무성 의원의 측근이자 홍준표 대표가 염두에 두고 있는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또 홍문종 의원은 친박계가 밀 것이라는 추측이 ’득‘임과 동시에 ’실‘로도 작용할 수 있는 셈이다.
상대적으로 계파색이 옅은 이주영 의원이나 나경원, 조경태, 한선교 의원 같은 제3지대 후보론이 거론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 의원의 경우 박근혜 정부에서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내 범친박계로 분류되면서도 판사 시절부터 홍 대표와도 가까이 지내온 사이고, 나 의원은 계파에 속하지 않은 중립파로 분류된다.
또 조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출신이어서 당내 어느 계파에도 속해 있지 않고, 한 의원도 한때 친박으로 꼽혔지만, 이제는 계파색이 옅어졌다.
그러나 이들 후보의 경우 아직은 이렇다 할 동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김성태·홍문종 의원의 경우 ’계파 약점‘을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로 보완하기 위해 각각 범친박계와 비박계 의원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야당 대표는 대여투쟁력이 강해야 한다는 점을 내세워 표심을 모으고 있고, 홍 의원은 친박계에 국한되지 않는 폭넓은 친분을 토대로 중립지대에 꾸준히 공을 들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선거 열기가 달아오르면서 홍 대표가 김무성 의원의 측근인 김성태 의원을 견제하기 위해 이주영 의원에게 힘을 실을 수도 있다는 출처 불명의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홍 대표는 전날 경기도당 행사 직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누가 대여투쟁을 잘할 것인가에 원내대표 선출의 초점이 있어야 하는 데 있지도 않은 계파 갈등을 부추겨 원내대표 선거를 나서려는 사람들을 보노라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다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이는 친박계를 겨냥한 언급인 동시에 당내 경선이 계파 대결로 흘러서는 안 된다는 경고 메시지로 해석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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