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윤석열 국조’ 제안 내부서도 엇박…국민의힘은 “그래 하자”

이낙연 ‘윤석열 국조’ 제안 내부서도 엇박…국민의힘은 “그래 하자”

이근홍 기자
입력 2020-11-26 17:13
수정 2020-11-26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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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민 “국조 정쟁화 되면 뭐가 뭔지 몰라, 신중 필요”
국민의힘 “윤석열 묻고 추미애 국조까지 더블로 가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vs 이낙연 검찰총장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vs 이낙연 검찰총장 서울신문DB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윤석열 검찰총장을 퇴진시키기 위해 꺼내 든 국정조사 카드에 국민의힘이 반색하고 나서면서 이 대표와 민주당의 입장이 난감해졌다. 특히 민주당 내부에서 국정조사 반대 입장이 나오면서 윤 총장 사퇴 압박을 통해 친문(친문재인) 지지를 끌어내려 했던 이 대표의 스텝이 꼬이게 됐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은 “국조 제안을 흔쾌히 수용하겠다”며 내친김에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 대한 국정조사까지 하자며 역공에 들어갔다.

26일 민주당은 윤 총장의 징계를 결정할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의 논의가 우선이라며 국정조사에서 한 발 빼는 모습을 보였다. 민주당 관계자는 “(전날 이 대표의 제안은) 법무부가 징계에 돌입하는 것을 보면서 국조를 진행하겠다는 의미”라고 했다. 허영 대변인은 “윤 총장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다음달 2일로 소집한 상황이기 때문에 그 결과를 보고 국조 추진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주민 의원은 “국조는 진실을 밝힐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정치 쟁점화가 되면서 ‘뭐가 뭔지 모르겠다’ 이렇게 되는 경우도 많다”며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국민의힘은 국정조사가 진행되면 윤 총장에게 반론의 기회를 줄 수 있고 추 장관의 과도한 조치가 자연스럽게 드러나 손해볼 게 전혀 없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
26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의가 열린 국회 본관 회의장 벽에 문재인 대통령이 7년 전 쓴 트위터 글이 걸려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이종배 정책위의장.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26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의가 열린 국회 본관 회의장 벽에 문재인 대통령이 7년 전 쓴 트위터 글이 걸려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이종배 정책위의장.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총장 직무정지 사유와 함께 법무장관의 수사지휘권과 감찰권 남용 및 과잉인사권 행사에도 문제가 없는지 파헤치는 국조가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국조를 기꺼이 수용하겠다”며 “‘묻고 더블로 가라’는 전략이 있듯이, 추 장관에 대한 국조도 피해갈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하태경 의원은 “윤 총장이 국조에 나와도 불리할 게 없다. 추 장관은 국조에서 빼는 게 더 좋을 수 있다”고 했다.

한편, 민주당은 전날부터 불거지기 시작한 검사들의 집단 행동을 강력 비판했다. 허 대변인은 “자성의 말 한마디 없이 또다시 검찰의 무소불위한 검찰권 남용에 대해 스스로 옹호하듯이 본인들 주장만 되풀이 하고 있다”며 “상당히 안타깝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회의실 벽에 문재인 대통령이 7년 전 트위터에 쓴 “결국… 끝내… 독하게 매듭을 짓는군요. 무섭습니다”라는 글귀를 배경막으로 걸었다. 민주당 의원이었던 문 대통령이 채동욱 당시 검찰총장을 사퇴시킨 박근혜 정권을 비판한 글귀로 문 대통령을 공격한 것이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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