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지도부에 넘기기로 잠정 결론…위원 대다수 “윤리위 의제 부적절”
이군현 월급유용 의혹 징계논의 착수…친인척 보좌관 채용에 ‘주의’ 조치새누리당 중앙윤리위원들과 기념촬영
새누리당 김희옥(왼쪽 세번째)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중앙윤리위원회 1차 회의를 하기 앞서 이진곤(오른쪽 세번째) 중앙윤리위원장을 비롯한 위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임진석, 김용하 위원, 김 위원장, 박요찬 위원, 이 위원장, 박명재 사무총장, 전주혜 위원.
2016.7.27 연합뉴스
2016.7.27 연합뉴스
새누리당 윤리위원회가 27일 4·13 총선 직전 친박(친박근혜)계 핵심 중진 최경환·윤상현 의원과 예비후보였던 김성회 전 의원의 전화통화 녹취를 통해 불거진 ‘친박 공천 개입’ 의혹을 사실상 다루지 않기로 결론 내렸다.
대신 8·9 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가 출범하면 당무감사위원회를 소집해 이 문제를 다뤄야 한다는 방침을 내부적으로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윤리위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이진곤 위원장 주재로 첫 전체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위원들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번 녹취 사건을 직접 다루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데 대체로 의견이 일치했다는 후문이다.
또 이번 사안이 심각하다는 문제점에는 동의했지만, 윤리위가 이를 다루면 정치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논리를 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비박(비박근혜)계는 녹취 관련자들에 대한 검찰 수사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조사 의뢰 등을 요구해왔다.
이날 회의에서 A 위원은 “뒤늦게 지금 와서 누군가 폭로했는데 새삼 이 문제를 정색하고 안건화하는 게 이상하지 않느냐”고 했고, B 위원은 “윤리위 차원에서 더 지켜보면서 전체 맥락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C 위원은 “단합할 계기인 전대를 앞두고 자칫 계파 갈등을 부추길 이 문제를 윤리위가 다루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했고, D 위원은 “윤리위가 이 문제를 다루면 특정 정파에 이익을 주고 다른 정파에는 필요 이상의 상처를 줄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E 위원은 “이 문제는 공천 제도 개선과 쇄신을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이지, 특정 사안 하나만 갖고 이야기해 봐야 단편적인 것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이진곤 위원장은 브리핑에서 “(윤리위에서) 다루지 말자는 게 아니라 지금 다룰 계제가 못 되고,시기적으로 굉장히 묘한 시기란 뜻”이라며 “윤리관을 임명해 조사하는 것보다 당무감사위원회가 정식으로 출범하고 난 뒤에 거기에서 많은 인력으로 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또 “정식 의안으로 채택하면 당면할 난관이 있으니 보류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것”이라며 “우리가 하면 ‘쇼잉(보여주기)’에 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위원장은 브리핑에서 사견을 전제로 “연루된 사람들은 통렬한 자기반성의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면서 “나는 문제 제기를 계속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윤리위는 이군현 의원의 보좌관 월급 유용 의혹에 대해서는 일단 징계 여부를 논의하는 절차에 착수했다.
또 친인척을 보좌관으로 채용한 소속 의원 9명에 대해서는 일단 ‘주의’ 조치만 내리고 앞으로 일어나는 유사 사건에 대해서는 최소 당원권 정지 6개월 이상의 중징계를 내리기로 했다.
이밖에 윤리위는 윤리 헌장을 만들어 선포식을 열고 ‘정치윤리 워크숍’ 개최도 추진키로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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