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모욕한 한기호 “이일병, 강경화와 살았단 자체로 훌륭”

강경화 모욕한 한기호 “이일병, 강경화와 살았단 자체로 훌륭”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0-10-06 09:38
수정 2020-10-06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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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호, 외교부 특별여행주의보에도 美여행 간 남편 만류한 강 장관에 되레 개인 사생활 영역 비난 구설수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서울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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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의 ‘특별여행주의보’ 발령에도 불구하고 요트 구매차 미국을 방문해 논란을 일으킨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배우자 이일병(왼쪽) 연세대 명예교수가 2017년 청와대에서 열린 장관 임명장 수여식에 강 장관과 함께 참석한 모습. 연합뉴스
외교부의 ‘특별여행주의보’ 발령에도 불구하고 요트 구매차 미국을 방문해 논란을 일으킨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배우자 이일병(왼쪽) 연세대 명예교수가 2017년 청와대에서 열린 장관 임명장 수여식에 강 장관과 함께 참석한 모습.
연합뉴스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한 외교부의 해외여행 자제 권고에도 미국으로 여행을 떠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남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에 대해 “강경화 장관과 지금까지 살았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훌륭하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남편을 설득하지 못한 강 장관을 비판하려는 취지로 글을 쓴 것으로 보이지만 보기에 따라서는 개인의 사생활 영역에 대한 모욕적인 표현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3선 의원이자 육군 중장 출신인 한 의원은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일병 교수, 이해가 된다”며 이렇게 남겼다.

한 의원이 이 교수를 이해한다는 표현은 그동안 준비했던 여행을 위해 요트를 사러 미국에 간 것을 이해한다는 의미인지, 아니면 오죽하면 이 교수가 강 장관의 만류에도 곁을 떠나 미국으로 가겠다고 한 것인지 해석이 분분한 상황이다. 이 교수는 미국에서 요트를 구매한 뒤 요트를 타고 미국 연안과 카리브해 등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런 계획을 수개월 전부터 자신의 공개 블로그에 올려 왔다.

강 장관은 외교부가 지난달 특별여행주의보를 연장해 국민들에게 불필요한 해외 여행이나 출장을 자제시키는 가운데 남편의 미국행이 불거지자 “송구하다”며 거듭 머리를 숙였다.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 서울신문 DB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 서울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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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미국행 논란에 “국민은 해외여행 자제하는데 송구”하다는 입장을 밝힌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4일 저녁 외교부 청사를 나서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2020.10.4  연합뉴스
남편 미국행 논란에 “국민은 해외여행 자제하는데 송구”하다는 입장을 밝힌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4일 저녁 외교부 청사를 나서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2020.10.4
연합뉴스
그런데도 마치 강 장관이 배우자로서 평소 남편인 이 교수에게 뭔가 잘못한 것이 있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게 하는 “지금까지 살았다는 그 자체만으로”라는 표현을 한 의원은 썼다.

대개 이런 표현은 ‘어떻게 참고 살았느냐’는 등 부정적 의미로 해석된다.

한 의원 발언이 강 장관에게 사적인 영역에서 도를 넘는 모욕감을 주는 발언을 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강 장관의 남편인 이 명예교수는 지난 3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 교수는 언론에 출국 당시 “그냥 여행건데, 자유여행”이라며 밝혔었고 블로그에 요트 여행과 관련된 글들을 올렸다가 문제가 되자 전날 블로그 글을 폐쇄했다. 당시 외교부가 불필요한 여행 자제를 국민에게 권고하는 가운데 주무부처 장관의 배우자가 요트 구매와 여행 목적으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져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강 장관은 전날 취재진을 만나 남편을 설득했다면서 “마음이 굉장히 복잡하다”면서 “(남편과) 계속 소통하고 있다. 워낙 오래 계획하고 또 여러 사람하고 친구들하고 계획한 상황이기 때문에 쉽게 귀국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이 교수의 상황을 전했다. 강 장관은 이 교수의 미국행 논란 확산에 부담을 느낀 듯 셰이크 사바 알아흐마드 알사바 쿠웨이트 국왕에 대한 조문 일정도 비공개로 하는 등 외부 노출을 최소화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전날 상무위원회의에서 강 장관 남편의 미국 여행 논란과 관련해 “정부 방침에 따라 극도의 절제와 인내로 코로나19를 견뎌오신 국민들을 모욕한 것”이라면서 “연휴 중에 드러난 강 장관 남편의 요트 여행 출국은 들끓는 민심에 기름을 부었다”고 비판했다.

심 대표는 “코로나 방역을 위해 귀성길조차 포기한 국민들은 허탈함만 느끼셨을 것”이라며 “국민들의 추석 민심은 코로나 불평등과 국민의 삶과 동떨어진 정치에 대한 분노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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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5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를 나서고 있다. 강경화 장관의 배우자 이일병 전 교수가 요트 구입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해 논란이 되고 있다.2020. 10. 5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5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를 나서고 있다. 강경화 장관의 배우자 이일병 전 교수가 요트 구입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해 논란이 되고 있다.2020. 10. 5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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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의 ‘특별여행주의보’ 발령에도 불구하고 요트 구매차 미국을 방문해 논란을 일으킨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남편 이일병(왼쪽) 연세대 명예교수가 지난 3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KBS 뉴스 캡처
외교부의 ‘특별여행주의보’ 발령에도 불구하고 요트 구매차 미국을 방문해 논란을 일으킨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남편 이일병(왼쪽) 연세대 명예교수가 지난 3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KBS 뉴스 캡처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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