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코앞서 되돌아온 트럼프…백악관 “매우 낙담”

DMZ 코앞서 되돌아온 트럼프…백악관 “매우 낙담”

김지수 기자
입력 2017-11-08 09:17
수정 2017-11-0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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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더스 대변인 “강한 한미동맹 보여주는 상징으로 계획”

행선지 묻는 기자들에게 ‘DMZ’라 적힌 쪽지 보여주며 ‘철통보안’

한국을 국빈 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의 비무장지대(DMZ) 동반 방문 무산에 큰 실망감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동행한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이 매우 낙담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AP통신과 CNN방송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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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듣는 트럼프
질문 듣는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오후 청와대에서 한미 공동 기자회견 도중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외신과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7시께 숙소를 출발해 용산 미군기지에서 미 대통령 전용 헬기인 ‘마린원’을 타고 DMZ로 향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태운 마린원은 착륙 예정지로부터 5분 이내 거리까지 날아갔으나, 안개가 심하게 낀 날씨 탓에 착륙을 포기하고 서울로 되돌아왔다.

이날 오전 DMZ 인근에는 안개 탓에 가시거리가 1마일(1.6㎞)에 불과했다고 AP가 밝혔다.

샌더스 대변인은 “군과 비밀경호국은 착륙하는 게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취소 배경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DMZ 방문은 대통령 안전을 이유로 ‘007작전’을 방불케 하는 철저한 보안 속에서 계획됐다.

당초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5개국 순방에 관한 사전 브리핑에서 일정상 DMZ 방문은 불가능하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DMZ 대신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스 미군기지만 들를 것이라는 게 백악관의 설명이었다.

백악관은 방한 일정을 동행 취재 중인 미국 기자 13명에게 전날까지도 “내일 아침에는 푹 잘 수 있다”고 밝혔다가, 밤 11시30분께 장소를 밝히지 않은 채 “내일 오전 5시45분쯤 떠날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갑작스럽게 공지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아침 기자들과 만난 샌더스 대변인은 “DMZ”라고 쓴 메모지만 보여주고 소리 내 읽지 않을 정도로 보안 유지에 신경을 썼다고 한다.

사실 트럼프 대통령의 DMZ 방문은 아시아 순방이 시작되기 “한참 전에” 예정돼 있었다고 샌더스 대변인은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본인도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여러분은 놀라게 될 것”이라며 깜짝 방문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그는 전날 문 대통령과의 만찬에서도 “신나는 날이 계획돼 있다”며 군불을 지폈다.

특히 문 대통령과 함께 DMZ를 동반 방문하려고 한 취지와 관련, 샌더스 대변인은 “(한국과 미국의) 강한 동맹의 상징을 보여주려고 계획한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DMZ 방문 무산으로 한국을 찾은 미 대통령이 거의 빠짐 없이 DMZ를 찾아 단호한 대북 결의를 보여주는 전통을 잇지 못하게 됐다.

1983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이후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은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을 제외하고는 모두 DMZ를 방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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