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워킹그룹 재조정” 제안에… 해리스 “효율적 메커니즘”

이인영 “워킹그룹 재조정” 제안에… 해리스 “효율적 메커니즘”

서유미 기자
입력 2020-08-18 20:58
수정 2020-08-19 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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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지원 불허한 北, 유엔과 홍수 피해 공유

李장관, 美대사와의 첫 상견례서 입장 차
“남북 관계 발전 위한 2.0 기능 재편” 촉구
해리스 “남북 협력 방법, 워킹그룹 통해야”
비건, 李에 “만나고 싶다”… 회동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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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꿈치 인사
팔꿈치 인사 이인영(오른쪽) 통일부 장관이 18일 정부서울청사 장관실에서 취임 후 처음 해리 해리스(왼쪽) 주한 미국대사를 만나 악수 대신 팔꿈치 인사를 하고 있다. 이 장관은 이날 예방한 해리스 대사에게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정부 입장 등을 설명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18일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와의 상견례 자리에서 한미 워킹그룹에 대한 비판적 견해를 거론하며 운영과 기능을 재조정한 ‘2.0 버전’을 제안했다. 이에 해리스 대사는 “워킹그룹은 효율적 메커니즘”이라고 두둔하는 등 입장 차이를 드러냈다.

이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장관실에서 해리스 대사를 만나 인사말을 나누며 “워킹그룹은 제재 관련 협의 측면에서 효율적이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고 한편에선 남북 관계를 제약하는 기제로 작동했다는 비판적 견해도 있다”면서 “워킹그룹에서 논의할 것과 우리 스스로가 할 것을 구분해 추진해야 한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미 워킹그룹의 2.0 버전 업그레이드’를 제안하며 “운영과 기능을 재조정, 재편하면서 남북 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 정책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역할을 명확히 하고 지향해 나가야 한다”고 요구했다.

장관 후보자 시절부터 ‘먹는 것, 아픈 것, 죽기 전에 보고 싶은 것’에 대한 남북 인도적 협력과 작은 교역 추진 의지를 보인 이 장관이 ‘교류협력 족쇄’로 지목돼 온 한미 워킹그룹 운영 개선을 촉구한 것이다.

이에 해리스 대사는 “미국은 남북 협력과 그 방법을 워킹그룹을 통해 찾아 나가는 것을 적극 지지한다”면서 “이것이 한반도에 더 안전하고 안정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고 답했다. 다만 “한미 워킹그룹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이수혁 주미대사도 말했듯 효율적인 메커니즘”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미 워킹그룹 2.0의 범위에 대해선 이 장관의 의견을 듣겠다고 덧붙였다.

두 사람은 이어진 비공개 대화에서 남북 및 북미 대화 재개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아울러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은 해리스 대사를 통해 이 장관의 취임을 축하하며 만남을 원한다는 의사를 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장관이 이에 긍정적으로 화답하자 해리스 대사는 코로나19 상황을 지켜보며 만남을 주선해 보겠다는 의지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홍수 피해와 관련해 외부 지원을 받지 말라고 지시했으나 북측이 유엔과 수해 상황을 공유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엔인구기금(UNFPA)의 로이 와디아 아시아·태평양사무소 대변인은 17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유엔이 지난주 북한 당국으로부터 최근 홍수 피해 정보를 전달받았다”며 “향후 정보 공유와 지원 요청이 있을 시 보관 창고를 통해 구호물품을 전달할 수 있도록 대기 중”이라고 말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2020-08-19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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