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정남 또 “세습반대”…‘존재감 부각’ 의도?

北김정남 또 “세습반대”…‘존재감 부각’ 의도?

입력 2011-01-28 00:00
수정 2011-01-28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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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 김정남이 일본 언론과 인터뷰를 갖고 다시 ‘권력세습’에 반대한다는 의중을 내보여 주목된다.

김정남은 28일자 일본 도쿄신문과 인터뷰에서 “아버지(김 위원장)도 세습에 반대였지만 국가 체제를 안정시키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 “때때로 (아버지께) 직접 의견을 전달한다”, “고모, 고모부(김경희ㆍ장성택)와 좋은 관계를 지속하고 있다” 등의 발언을 했다.

김정남이 외국 언론에 등장해 북한의 권력세습을 비판한 것은 작년 10월9일 일본 TV아사히 인터뷰에 이어 두번째다. 작년에는 “3대 세습에 반대하지만 동생이 필요하다면 외국에서라도 도울 것”이라며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는데, 이번에는 발언 수위가 다소 높아지고 내용도 좀 더 구체화됐다는 인상을 준다.

하지만 김정남이 김정은 후계체제에 깊은 반감을 품고 본격적으로 도전하겠다는 뜻에서 이런 발언을 했다고 보는 시각은 많지 않은 듯하다.

그보다는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켜 여러 가지 반사적인 이득을 얻으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다시 말해 ‘추방자’처럼 외국을 전전하는 처지에서 ‘아버지도 권력세습에 반대했다’는 식으로 주의를 환기시켜 북한 당국이 자신을 방치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속내가 읽혀진다는 것이다.

국제사회의 이목을 끌 만한 발언을 하고도 “(북한의) 안정과 경제회복을 바란다. 동생(김정은)에게 도전하거나 비판하려는 게 아니다”라며, 아직 ‘선’을 넘지 않았음을 애써 강조한 대목도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된다는 것이다.

서강대 김영수 교수는 ‘아버지도 세습에 반대했다’는 대목과 관련, “김정남의 일방적인 주장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북한에 여전히 자신의 지분이 있고 북한과 같이 간다’는 식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려는 의도 같다”고 분석했다.

동국대 김용현 교수는 “자신의 존재가 잊혀지지 않도록 북한과 국제사회의 관심을 환기시키는 뜻일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가끔 이런 식으로 언론에 자신을 노출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번 인터뷰 발언이 ‘부메랑’으로 되돌아와 김정남의 입지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분석도 없지 않다.

세종연구소의 정성장 수석연구위원은 “권력승계에서 배제됐지만 북한 체제와 타협하지 않을 수 없는 김정남의 모순된 처지가 드러난 셈”이라면서 “김정남이 적극적으로 인터뷰에 응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후계자에서 밀린 것을 우회적으로 비난하면서 국제사회의 관심을 유도해 인터뷰 수입 등을 챙기려는 의도로 보는 시각도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조명철 국제개발협력센터 소장은 “(김 위원장 사망 등으로) 북한의 금전적 지원이 끊어질 경우에 대비해 거액의 인터뷰 수입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같다”면서 “그런 이유에서 앞으로도 간간이 외국 언론에 등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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