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 유골, 무안 쇠말뚝 사건과 유사

함평 유골, 무안 쇠말뚝 사건과 유사

입력 2012-04-29 00:00
수정 2012-04-29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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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명·무속인 소행 가능성 비슷

전남 함평의 한 해안가에서 유골 3구가 발견돼 해경이 수사중인 가운데 2년 전 무안에서 발생한 ‘무덤 쇠말뚝’ 사건과 무속인 관련 유사점이 많아 관심을 끌고 있다.





29일 목포해경에 따르면 지난 22일 함평읍 석성리 돌머리 해수욕장 인근 갯바위에 30대 여성과 10대 어린이, 생후 6개월 미만의 유아로 추정되는 유골 3구가 흩어져 있는 것이 발견돼 수사 중이다.

해경은 신원 파악을 위해 유골에 대한 유전자 감식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했지만 범죄와 관련된 단서가 없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경은 유골이 발견된 장소에서 무속인의 종교의식이 자주 행해진 점에 주목하고 있다.

발견 당시 유골의 두개골 부근에서 수의로 보이는 모시 천조각과 나무 뿌리 조각이 발견됐고 일부 뼈조각에서는 황토흙이 묻어 있었다.

해경은 유골들이 파묘돼 이 곳 해안으로 옮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종교의식에 유골이 사용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2년 전인 지난 2010년 2월 무안에서 발생한 ‘무덤 쇠말뚝’ 사건도 무속인의 소행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뚜렷한 단서가 없어 현재까지 미제사건으로 남아있다.

당시 무안군 해제면 대사리의 무덤 20기에서 철근과 고추 지지대 등의 쇠말뚝 350여 개가 박혀 있는 것이 확인되자 마을이 발칵 뒤집혔다.

경찰은 군 부대 협조를 받아 금속탐지까지 동원하고 대사리 마을 64가구 전체 주민 129명을 상대로 탐문 수사와 거짓말 탐지기 조사까지 진행했지만 뚜렷한 단서를 확보하지 못했다.

특이한 점은 마을에서 성인 남성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집의 무덤에만 쇠말뚝이 박혀 있었다는 것이다.

또 마을의 지형이 봉황이 마을을 감싸고 있는 모양새인 데다 인근에서 무속인의 종교행사가 자주 있었던 점도 함평과 유사하다.

특히 무속인이 자주 방문했던 해안가 장소의 지명이 ‘닭머리’로 함평의 ‘돌머리’ 해수욕장과 이름까지 비슷하다.

무안 닭머리와 함평 돌머리 해수욕장은 모두 해안가로 함평만을 끼고 인접해 있다.

사건을 담당했던 무안경찰서 조성진 팀장은 “무안 쇠말뚝 사건과 함평 유골 사건 모두 무속인의 소행일 가능성이 크고 유사한 점도 많다”며 “쇠말뚝 사건을 미제사건으로 두고 있으나 다시 살펴볼 방침이다”고 밝혔다.

이어 조 팀장은 “쇠말뚝 350개를 봉분에 박은 점으로 미뤄 마을 지형을 잘 아는 사람이 장기간에 걸쳐 야간에 범행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사건 이후 경찰은 마을을 주기적으로 순찰하고 주민들은 마을에 폐쇄회로(CC) TV까지 설치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무안 쇠말뚝 사건과 함평 유골 사건 모두 범인이 밝혀지면 사체오욕죄로 처벌할 방침이다.

무안·함평=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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