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피하려 승용차로 출근하고 점심약속 취소하기도
19일 아침 서울의 체감온도가 영하 22도까지 떨어지자 출근길 시민들은 겹겹이 껴입고 발걸음을 재촉했다.경기도에서 서울 강남으로 출근하는 최모(28)씨는 “오늘 춥다는 뉴스를 보고 내복도 입고 목도리까지 했는데도 얼굴이 시리고 눈물이 날 정도로 너무 춥다”며 “최근 영화 히말라야를 봤는데, 히말라야가 이만큼 춥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직장인 권모(36)씨는 “아침에 나오기 전 스마트폰으로 기온과 체감온도를 확인하는데, 오늘은 체감온도가 영하 26도라고 나와 깜짝 놀라 옷을 더 단단히 껴입었다”며 “바람만 안 불면 그렇게 춥지 않을 것 같은데, 칼바람에 정말 살이 에는 것 같다”고 했다.
회사원 강모(34·여)씨도 “옷을 네 겹이나 껴입고 목도리와 마스크로 입을 막았는데도 차가운 공기와 강한 바람에 코와 귀가 얼어붙는 것 같다”고 했다.
강씨는 “출근길에 다섯 살짜리 아기를 친정에 맡겨야 하는데, 오늘 너무 추워서 파카를 입히고 거기다 담요까지 꽁꽁 싸매서 데려다 줬다”고도 했다.
직장인들은 이날 아침 지하철역과 버스정류장 앞에서 출근하는 사람들에게 광고전단을 나눠주는 아르바이트생도 눈에 띄게 줄었다고 입을 모았다.
전날 일기예보를 보고 강추위를 조금이라도 피해보려 자가용으로 출근한 시민도 많았다.
서울 구로에서 광화문으로 출근하는 이민성(40)씨는 “평소엔 지하철로 출근하는 편인데, 오늘은 너무 추워 바깥바람 맞는 걸 피하려고 승용차로 출근했다”며 “추워서 그런지 출근길 도로에 차량이 평소보다 더 많았다”고 했다.
직장인 강모(31·여)씨도 “대중교통으로 주로 출근하는데 어제 일기예보에서 하도 날씨가 춥다고 해 걷기 싫어 모처럼 차량을 끌고 출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학생 아들을 아침 일찍 수영장에 데려다 줬다는 이모(52.여)씨는 “미리 차에 시동을 걸어놨는데도 기어도 잘 먹히지 않고 핸들이 너무 차가워 고생했다”며 “오랜만에 느끼는 추위여서 그런지 너무 춥다”고 했다.
강추위에 약속을 취소하거나 바꾸는 시민도 있었다.
직장인 이모(30·여)씨 “간밤에 창문 너머로 윙윙거리는 바람 소리 때문에 을씨년스러운 느낌이었는데 출근하려고 나오니 바람이 볼을 베는 것 같다”며 “오늘 점심약속이 있는데 너무 추워서 밖에 나가지 않고 식사할 방법을 찾아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학원생 송모(28·여)씨는 “친구들과 시내에서 점심 약속을 잡았었는데 날이 너무 춥다며 단체 카톡방에서 다음으로 미루자는 말이 나와 결국 미뤘다”고 했다.
18일 오후 6시를 기해 서울에 올겨울 첫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오후 6시 40분께 서울 양천구 신월동의 한 아파트 2천256세대에 난방 공급이 끊겼다.
올겨울 들어 최고 한파가 몰아친 날씨 속에 난방이 중단돼 입주자들이 추위에 떠는 등 불편을 겪었다.
이 아파트에 난방을 공급하는 SH공사 측은 “영하 날씨에 보일러 급수 저장탱크가 얼어 난방 공급이 원활하지 못했다”며 “보일러를 교체해 19일 0시께 난방이 재개됐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이번 주 내내 서울은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0도 안팎에 머무는 등 추운 날씨가 이어지겠다고 예보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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