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 교육과정 맞춰 초3∼4, 중1부터…교육부 “효과성 입증”
최근 포켓몬고 열풍으로 증강현실(AR)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학교 현장에서도 이런 기술 등에 기반을 둔 스마트 교육이 확대되고 있다.특히 교육부가 최근 2018년부터 디지털교과서를 초·중학교에 전면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그 구체적인 내용에도 이목이 쏠린다.
◇ 2018년 초 3∼4, 중1부터…종이교과서와 병행 사용
교육부는 현재 일부 학교에서 시범 사용중인 디지털교과서를 2018년 3월부터 모든 초·중학교로 확대하는 내용의 ‘디지털교과서 국검정 구분안’을 지난달 10일 행정예고하고, 현재 각계 의견을 수렴중이다.
이달 5일 유일호 경제부총리 주재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도 2018년 도입 방침을 보고했다.
17일 교육부에 따르면 전면 도입 시기를 2018년으로 정한 것은 2015년 개정된 교육과정에 맞춰 교과서를 개발, 적용하기 위해서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은 내년이 적용 첫해로, 첫해에는 초등 1∼2, 2018년에는 초등 3∼4 및 중1, 고1, 2019년 초등 5∼6 및 중2, 고2, 2020년 중3, 고3으로 순차 적용된다.
디지털교과서는 초등 1∼2학년은 사용 대상이 아니므로, 2018년 초 3∼4, 중1부터 사용하게 되는 셈이다.
적용 교과도 늘어난다. 지금은 사회, 과학 두 교과에서만 디지털교과서가 사용되고 있지만 행정예고안에 따르면 초등 3∼6학년은 사회, 과학, 수학, 영어, 중 1∼3은 사회, 과학, 영어, 고등학교는 영어에서 디지털교과서를 사용하게 된다.
단, 전면 도입되는 초·중학교와 달리 고등학교의 경우 출판사별로 개발한 디지털교과서를 학생이 개별적으로 구매해 활용한다.
또 디지털교과서가 도입된다고 해서 종이교과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교육부는 각 학교가 자율적으로 두 종류의 교과서를 병행 사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 교육부 “효과성 검증”…예산확보가 관건
교육부는 2007년 디지털교과서 상용화 방안을 처음 발표한 뒤 2011년 ‘스마트 교육 추진 전략’에 따라 늦어도 2015년까지 디지털교과서를 전면 도입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디지털교과서의 효과성과 역기능을 좀더 심층 연구해야 한다는 요구가 잇따르면서 도입 시기가 계속 미뤄졌고, 교육부는 우선 연구 목적으로 일부 학교에 한해 디지털교과서를 보급했다.
이에 따라 5월 말 현재 디지털교과서를 사용 중인 학교는 연구학교 128곳, 희망학교 3천67곳 등 총 3천195개교, 전체 초·중학교의 약 34%다.
디지털교과서가 아이들의 시력 저하, 인터넷·게임 중독 심화 등의 문제를 일으킬 것이란 우려도 도입을 늦춘 배경이 됐다.
그러나 교육부는 그간 충분한 연구 검토 결과 이러한 우려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2015년 연구학교를 대상으로 조사해보니 학생들의 스마트기기 중독수준은 11.3%로, 2014년 한국정보화진흥원의 인터넷 활용 실태조사에서 드러난 청소년 인터넷 중독 비율(29.2%)보다 낮게 나타났다.
시력 및 뇌기능 저하 관련 조사에서도 직접적인 관련성은 드러나지 않았다.
반면 디지털교과서로 인한 학습 효과는 매우 높았다는 것이 교육부 설명이다.
디지털교과서가 단순히 종이교과서의 내용을 디지털기기로 옮긴 것에 그치지 않고, 시각적으로 훨씬 다양하고 풍부한 멀티미디어 학습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에 수업 흥미도를 훨씬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특히 증강현실 기술을 디지털교과서와 접목하면 우주선이 태양계 사이를 날아가는 모습을 체험할 수 있게 되는 등 기존 교과서의 한계를 뛰어넘는 수업이 가능해진다.
실제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매년 연구학교를 대상으로 효과성 검증 연구를 실시한 결과 디지털교과서는 학생들의 문제 해결력,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의사소통 능력 향상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일관되게 나타났다.
2015년 실시한 만족도 조사에서는 학생 80%, 교사 89%가 디지털교과서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예산 확보 문제 등이 아직 해결되지 않아 도입 방침이 확정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관계자는 “일단 다음달 말까지 행정예고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관계부처와 예산 협의도 거쳐 전면 도입 여부를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